김덕수 공주대학교 교수

나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하느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기의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GDP 규모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우리가 최악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은 핵을 보유했고 러시아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중국은 G2국가, 일본 역시 초강대국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우리가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때, 곁에서 한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 밀림에서도 고립무원(孤立無援)인 동물은 포식자들의 1차 공격대상이 된다.

현 정부는 일본과 친하게 지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로 사사건건 대립하며 국민들에게 대일(對日)증오심을 부추긴다. 국제정치에서 교린(交隣)의 기본은 ‘원교근공(遠交近攻)’이다. 그럼에도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의 함정에 매몰된 자들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맺은 후, 미군철수를 획책함으로써 단군 이래 가장 잘 사는 한국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문 대통령도 자신이 추구하는 남북평화의 추진이 처음 가보는 길이라고 고백했다. 문제는 북한이 변한 게 없는데도 그가 국가안보의 최후보루인 군(軍)과 국가정보원의 무장해제를 서둘러 진행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하면 평화협정을 맺은 국가치고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독일과 폴란드, 독일과 러시아,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의 불가침조약이나 평화협정이 어떤 비극적 결말을 초래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사실 전쟁할 필요가 없는 국가들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그것을 기회로 미군철수를 요구한 후, 핵무기로 적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그것이 김정은의 진짜 속셈이다.

한국은 하느님 때문에 공산화가 되지 않고 오늘의 경제번영을 구가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다. 한국이 8·15해방부터 건국(1948년 8월 15일)에 이를 때까지 공산화의 위협을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선택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하느님은 크리스천인 동시에 공산주의에 정통했던 이승만을 한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보내주셨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북한식 공산독재체제 하에서 신음하고 있었을 것이다.

김일성이 일으킨 6·25남침전쟁에서 한국이 기사회생했던 것도 기적이었다. 만약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UN군의 파병을 신속하게 결정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나라다. 그의 결정에도 하느님의 역사(役事)가 있었다. 즉 1950년 6월 26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는 그의 절친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보낸 한통의 긴급전보가 놓여 있었다. “대통령 각하, 인구 1인당 크리스천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의 형제들을 절망에서 구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의 정치리더와 국민들은 김정은의 적화통일전략 앞에서 무사태평(無事泰平)하다. 과연 한국에서 하느님이 역사하는 세 번째 기적은 존재할 수 있을까? 2019년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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