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입시학원 가보니
올해 교육 정책만 두 차례 변경
사교육 경감 대책 위한 시도에도
학원가 입시설명회 활황 분위기
중학생 자녀 둔 학부모들 ‘한숨’
“사교육 오히려 권장하는 느낌”
입시 계획 세우는 대학도 난감

▲ 대전 서구지역의 한 입시학원에서 한 학생이 문제집을 풀면서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함성곤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지금 발표되는 사교육 경감 대책, 2028 대입개편안 시안 내용을 보면 사교육을 오히려 권장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사교육 경감 대책과 대입제도 개편 등 한 해 동안만 정책이 두 차례 바뀌며 지역 학원가는 ‘변경되는 입시 전략 설명회’라는 명목 하에 오히려 활황 분위기다.

최근 대전지역 한 입시학원에서는 자사고 대비반 입시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 당일 학원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학부모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설명회 자료를 읽고 있었다.

걱정 어린 한숨과 함께 다른 학부모와 고민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만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사교육을 위해 타 지역 이사도 고려하고 있었다.

A 씨는 "올 한 해 동안 발표된 교육 정책들에 대해 이제는 내신, 수능, 비교과 할 것 없이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입시에서 유리할 거라는 얘기가 많다"며 "사교육이 더 다양하게 준비된 수도권으로 이사라도 가야하나 싶은 고민이 최근 더 깊어졌다"고 토로했다.

교사로 재직 중인 학부모 B 씨는 현재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 특목·자사고 대비반 수업을 권유 받기도 했다. B 씨는 "아이가 중학교 1학년생이라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년도와 맞아 떨어져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도 고입 준비 관련 상담 전화가 왔었다"며 "지금부터라도 고입 준비를 다시 해야하나 싶은 마음도 들지만 특목고, 자사고 대비반은 추가적으로 학원비가 더 들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우리 아이 뿐만이 아니라 현재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민과 걱정이 공존할 것"이라며 "정책이 이해될만하면 내용이 바뀌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들려오는 얘기들은 많으니 학부모도 학생도 힘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대입개편안에 따라 기본 계획을 세워야 하는 대학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소 2년 전 입시 기본 계획을 구성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도 정책의 잦은 변동은 안정적이고 완전한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장수익 한남대 입학처장은 "이번 사교육 경감 대책을 위한 시도들은 분명 의미가 있긴 하나 너무 급하게 진행돼 보완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지금으로써는 실현성도 우려가 돼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듯하다. 다른 것보다도 ‘교육’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되짚고 발전적인 방향을 제대로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함성곤 수습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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