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고교생 자퇴행렬 외면당하는 공교육]
내신 9등급제 폐지… 1등급 2.5배 늘어
내신 민감도 높아져 자퇴 증가 우려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12일 대전 서구 한밭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12일 대전 서구 한밭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입개편안’이 교실붕괴를 줄일 묘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내신 5등급제 개편 및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수시 변별력이 없어지며 상위권 학생들의 고교생 자퇴를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교육부 대입개편안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2005년 도입돼 20여년간 유지해 온 내신 9등급제의 폐지다.

기존 상위 4%까지였던 내신 1등급은 10%로 늘어나고, 2등급은 34%까지, 3등급은 66%까지가 된다.

단순 계산으론 현행 9등급제와 비교해 1등급 인원이 2.5배 증가하는 셈.

교육부는 당초 선택해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1학년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가 유지되고, 2~3학년에 배우는 선택과목은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키로 한 계획을 철회했다. 고1 내신 성적 비중이 지나치게 커져 자퇴자가 늘 것이라는 비판 이후 1~3학년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5등급제로 개편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오히려 자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1등급 비율이 4%에서 10%로 늘게 되면 학생들 입장에선 내신 민감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고, 한번의 실수로 2등급을 받게 될 경우 상위권 대학 진학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1등급 비율이 확대되며 수시에서 변별이 어려워질 경우, 상위권 대학들은 우수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높이거나 대학별 고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결국 수시 준비생 입장에선 내신과 수능 둘 다 부담을 안게 되고, 차라리 자퇴하고 전략적으로 정시에만 올인 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

고교학점제 안착도 또 다른 변수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라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 내신 등급 받기 유리한 과목에 쏠릴 수 있다. 상대평가서 높은 점수 받기 어려워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에 집중하는 자퇴생이 늘 수 있는 것.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그나마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돼서 그간 우려됐던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내신 1등급 비율이 확대된 만큼 향후 대학들의 평가 방식 변화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대학들도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만큼 섣불리 평가방식을 내놓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이번 개편안이 자퇴에 어떠한 직접적 연관이 있을지는 현 중2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입증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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