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간언(諫言)을 하기란 참 쉽지 않다. 내가 아랫사람이면 더욱 그렇다. 옛날에는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 김처선은 조선시대 유명한 환관이다. 그는 세종부터 무려 일곱 왕을 섬겼다. 최고위 내시인 판내시부사 겸 상선까지 역임했다. TMI를 덧붙이자면 ‘충청도(현 세종시)’ 사람이다. ‘왕의 남자’였던 그는 운명까지 왕에 의해 결정됐다. 김처선의 마지막 임금은 연산군이다. 김처선은 연산군이 처용희를 추며 방탕하게 놀자 직언을 쏟아낸다. 그래서 연산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말로 죽은 것이다.
☞사실 이 사회도 이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설령 상사의 잘못을 알아도 직언하기란 쉽지 않다. ‘건방진 놈’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이며 또 대부분 하향식 의사소통을 따르기 때문이다. 설령 부하 직원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직언했어도 아무 상관없다. 그의 맞는 말은 그저 ‘처맞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대부분 간신(諫臣)이 되기 보다 간신(奸臣)이 되는 길을 택한다. 옳은 말을 하는 부하가 되기 보다 비위를 맞추는 부하가 되는 것이다.
☞요즘 정치판에선 어떤 ‘간신’이 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내년 총선을 앞둔 이 기묘한 시기에 말이다. 지선 설욕전을 준비해야 할 민주당도 심상치 않다. 최근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탈당했다. 이낙연 전 총리 또한 탈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여당인 국힘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보선 참패 이후 결성됐던 혁신위가 별 성과 없이 조기 해산됐다. 이를 두고 김기현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결국 김 대표는 13일 사퇴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내부 총질’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야말로 간신(奸臣)과 간신(諫臣)이 혼재된 정국이다. 국민의 간신(諫臣)은 누구인지 정작 모르겠다.
김윤주 뉴스플랫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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