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 97.6
전월(98.2)보다 0.6p 하락…비관적 전망
겨우 회복됐던 지역 소비 심리 뒷걸음질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요즘은 삼겹살 외식도 부담스럽습니다. 식비 지출이 크게 늘어 결국 양 많고 싼 저가 커피만 찾아다니네요.”

3고 현상(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밥 한 끼도 부담스러운 서민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식재료비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필요하지만, 값을 올리면 손님 발길이 끊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9일 대전 중구의 한 상점가에서 만난 20대 직장인은 평소 자주먹던 음식 값이 너무 올라 지인들과 모임을 잡기도 겁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삼겹살 1인분에 1만6000원이 넘다보니 4명만 모여도 밥값이 20만원 훌쩍 넘어 모임 자체를 꺼린다는 설명이다.

김모(29) 씨는 “요즘은 라떼 한 잔에 6000~7000원은 기본이라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고 싶어도 지갑을 보면 저렴하고 양이 많은 카페로 가게 된다”며 “밥을 먹을 때도 식당 앞에 놓인 메뉴판을 보고 한참 고민한다. 삼겹살과 소고기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돈가스도 부담스럽게 만드는 게 요즘 물가”라고 토로했다.

적잖게 오른 물가 여파는 서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10월 대전세종충남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6으로 전월(98.2)보다 0.6p 떨어졌다. 전국 기준인 98.1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 심리가 과거(2003년~전년 12월)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낮을 경우에는 비관적이란 의미다.

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금리 7연속 인상을 거치며 지난해 6월 기준치(100) 아래로 내려앉은 이후 한동안 낙관적인 기대 심리를 회복하지 못했다.

올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7월 들어 13개월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물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심리지수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가 인상 여파로 지출이 늘어난 지역민들의 경제 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생활형편 CSI(88)는 지난달 대비 2p 하락했고 생활형편전망 CSI(91)도 1p 떨어졌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금리수준전망CSI(124)과 물가수준전망CSI(142)은 전월 대비 각각 6p, 2p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 CSI(102)와 가계부채전망 CSI(102)는 전월대비 각각 2p, 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 축제 등으로 나들이 계절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도 크게 오른 물가 탓에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인들은 최근 잇따른 지역축제로 상권 활성화 기대감이 높았으나, 오히려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늘어나 좀처럼 매출이 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수현 대전상권발전위상인회장은 “외식 물가가 많이 올라서 시민들이 돈 쓸 여력이 없어진 탓에 상인들도 옛날엔 벌어서 썼는데 요즘은 빚내서 쓴다”며 “코로나19 이후로 배달 영업을 선호하는데 짜장면 한 그릇에 1500원씩을 배달료로 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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