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떠나는 충청 청년들] 上. 충청권 경력직 줄줄이 수도권으로
충남 4만1728명으로 전국 14개 시·도 중 최다… 충북 2만9540명·대전 2만5016명
경제계 "지역도 양질의 일자리 많아 박람회 등 확대해 우수 기업들 장점 홍보해야"

지역별 경력직 노동력 수도권 이동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지역별 경력직 노동력 수도권 이동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매달 평균 1만 3000명. 충청권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경력직 숫자다. 지역을 떠나 낯설지만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향하는 충청권 경력 근로자는 매년 늘고 있다. 지역에서 처음 일을 배운 청년들 중 원하는 직무의 기업을 찾아 수도권으로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들 중 일부는 정든 지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수도권의 풍부한 양질의 일자리, 문화적 인프라, 편리한 교통 등이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한다. 더구나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은 더 쉽게 이직을 결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기업들은 숙련된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연일 인력난을 호소한다. 지역 곳곳에 산재한 굴지의 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할 기회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청투데이는 3회에 걸쳐 지역 경력 근로자의 수도권 유출 실태를 살펴보고 지역 인재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 본다. <편집자주>

수도권 등 타지로 일터를 옮기는 지역 경력직 근로자들이 늘면서 충청의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의 ‘월별 경력직 노동력 이동현황’ 분석 결과, 올해 8월까지 충청권 경력이동자 수는 총 49만 2575명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12만 4056명 △세종 2만 8243명 △충남 19만 3621명 △충북 14만 6655명 등이다. 전년 동기(50만 6437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이런 추세라면 경력이동자 수가 예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충청권 전체 경력이동자 수는 72만 2361명이었다. 지역 경력이동자는 2019년 63만 540명에서 2020년 64만 6320명, 2021년 69만 8361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경력직 근로자도 매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충청에서 수도권으로 이직한 경력직은 총 15만 6616명이며, 전체 이직자의 21%에 달했다. 올해 8월까지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지역 경력직 근로자(10만 2625명)도 이미 10만명을 넘긴 상태다.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직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국 14개 시·도 중 충남(4만 1728명) 근로자의 수도권 이직이 가장 많았다. 충북(2만 9540명)과 대전(2만 5016명)도 타 시·도 대비 수도권 이직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거리가 가까운 강원도는 올해 8월까지 이직한 경력자(2만 6133명)가 충남과 부산, 충북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반면 수도권과 거리가 먼 제주, 전라권은 비교적 경력직 유출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에 절대 다수의 기업이 위치하고 풍부한 문화 인프라, 편리한 교통편을 비롯해 수도권과 근접한 지리적 요인까지 더해져 충청권 근로자 이직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계에선 굴지 기업들과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도 얼마든지 풍부한 만큼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준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젊은 청년들은 고물가에도 급여가 같다면 판교밸리 등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에서 근무하기를 선호하는데 단기적으로 급여, 인센티브 제도 등을 적극 시행하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각 기업의 장점과 발전 가능성을 알릴 수 있도록 일자리박람회 등의 기회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충청권 경력직 노동력 수도권 이동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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