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산재 인정…근로복지공단 첫 사례
A씨 15년간 현대제철 당진공장서 근무
화재, 분진 노출되며 2014년 전신경화증 등 진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 김지현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 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현대제철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사내소방관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사내소방관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를 인정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세종충남본부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현대제철 사내소방관 A(46)씨의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한 전신경화증’과 ‘간질성 폐질환’이 산재에 해당한다고 지난 7월 12일 판정했다.

A씨가 공단에 산재를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결과가 나온 것으로, 사내소방관의 직업병을 공단이 인정한 첫 사례라고 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강조했다.

또 소방공무원과 사내소방관 통틀어 ‘전신경화증’이 인정된 것도 최초라고 힘줬다.

A씨는 2008년부터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내협력업체 소속 소방관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연 평균 약 40건의 화재 진압에 투입됐고, 지휘관으로 승진한 2011년부터는 현장 지휘와 상부 보고 등을 하느라 공기호흡기도 제대로 착용하지 못했다.

또 화재 진압을 하지 않을 때도 제철소 특성상 유리구산 등 유해분진에도 노출돼 왔고, 결국 2014년 5월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한 전신경화증’과 ‘간질성 폐질환’을 진단받았다.

진단 이후에도 상태가 악화된 A씨는 결국 지난 1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고, 지난 7월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받았다.

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이번 A씨의 산재 인정에 있어 공단이 단 6개월 만에 신속한 판정을 내린 것에 주목하며, 불필요한 역학조사를 생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총 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신속한 보상이라는 산재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역학조사 생략이 확대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와 공단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진압 등 위험 업무를 담당하는 사내소방관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청이 아닌 원청에 고용되는 ‘소방업무 외주화 금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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