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세 차례 예산 삭감
양측 갈등에 4-6개월 지연될 듯
합의점 도출도 쉽지 않을 전망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민선 8기 대전 동구의 역점사업인 ‘동구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 사업이 지난해부터 세 차례의 예산 삭감 논쟁을 촉발시키며 지역 내 여·야 대립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과 철저한 검토를 강조하면서 예산 삭감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의 입장차가 팽팽한 가운데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에 대한 양측의 대립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13일 동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27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동구 글로벌아카데미’ 설립 관련 예산 8억 200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전날 박희조 동구청장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동서교육 격차 해소를 강조하며 협조를 부탁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동구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 사업은 그동안 민선 8기 역점사업으로 본격 추진됐으나 예산 편성과정에서 매번 여·야가 예산 반영을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먼저 지난해 제2차 추경 편성과정에서는 용역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며 용역비 2200만 원이 삭감됐다.

이어 ‘2023년도 본예산’ 편성과정에서는 6500만 원으로 책정된 용역비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감액 의견이 나왔으나 원안 가결됐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입지 선정 절차적 문제와 최종보고서의 낮은 완성도 등을 지적하며 예산 삭감을 주장해 이날 전액 삭감됐다.

구에서는 이번 삭감으로 인해 사업이 약 4~6개월가량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박철용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삭감은 ‘야당의 발목 잡기’라고 지적하자 발언권을 놓고 야당 의원과 의장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같은 날 박희조 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의회에 정당을 떠나 오직 아이들만을 생각하면서 이번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를 부탁했으나 전액 삭감됐다”며 “매우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원포인트 임시회’ 등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용 구의원(민주당·동구 나)은 “준예산 사태는 글로벌아카데미가 아닌 다른 사업 예산에 대한 적절성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글로벌 아카데미 예산은 감액 의견은 제시했으나 결국 원안 통과 시켰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삭감은 미흡한 용역 결과나 타당성 검토를 보완한 뒤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검토와 보완이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예산 편성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동구청사 전경
대전 동구청사 전경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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