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양극화 이대론 안된다]
작년 연구과제 지원금 64억9800만원
수도권 사립대 48곳서 51.61% 가져가
수도권 대학 민간 지원 규모 8억2000만원
충청권 대학 지원규모 보다 5배 더 많아
대학 기부금·국고 보조금도 쏠림현상 커

대학 등록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대학 등록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지역 사립대들이 정부의 국책사업 수주와 기부문화 확산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미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대학에 대한 지원 역시 수도권에 쏠리고 있어 비수도권과 수도권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최근 정부 공시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116개교(3000명 미만 종교·사이버·특수목적 등 제외)에서 지난해 총 4만 8036건의 정부 연구과제가 진행됐다.

과제에 따른 지원금은 총 64억 9800만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 사립대 48개교는 2만 2033건에 33억원 5400만원을 지원받아 전체 정부 지원금 중 51.61%를 차지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26개교에서 28억 5500만원(1만 7667건)을 지원받아 40% 이상을 차지, 막대한 재원이 집중됐다. 충청권의 경우 24개교에서 7559건을 진행, 9억 5000만원을 지원받는 데 그쳤다.

민간이 지원한 연구에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수도권 대학의 민간 지원 규모는 8억 2000만원(서울 7억 3300만원)으로 충청권 대학의 지원 규모(1억 6600만원)를 5배 가량 앞선다.

대학 기부금과 국고보조금 역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짙다. 지난해 전국 사립대 116개교의 기부금은 6342억원으로 전년보다 1013억원이 늘었지만 증가세를 뚜렷하게 보인 곳은 수도권이다.

70% 이상(4574억원)이 쏠렸고 전년보다 838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26개교에 전체 사립대의 기부금 절반 이상(3340억원)이 집중됐다.

충청권 사립대의 지난해 총 기부금은 487억원으로 전년보다 132억원이 줄었고 11개교에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전국 사립대 116개교에 대한 국고보조금(교비회계 기준)은 3조 3551억원으로 1개교당 평균 28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1조 3964억원(41.6%)은 수도권에, 8446억원(25.1%)은 서울에 집중됐으며 1개교당 평균 290억원(서울 324억원)이 지원됐다. 충청권 사립대 1개교당 평균 국고보조금은 256억원으로 수도권과 30억원 이상 격차를 보인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그간 수도권 대학과 벌어진 경쟁력 등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수도권 중심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부금의 경우 수도권과 달리 ‘통 큰 기부’를 행할 대기업이 드문 데다가 산업 기반의 수도권 집중으로 민간의 투자, 사업 연계 등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학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교수들이 연구나 교육보다 대학 생존을 위해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지방대학 살리기를 과제로 내세웠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먼저 바로 잡기 전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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