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쌀 값 폭락 우려해
정곡 20㎏ 4만 8500원 대
생산 원가 감안하면 태부족
"쌀 생산 과잉 생산이라며
대량 의무 수입은 모순" 지적
충남전농, 논콩 갈아엎기 투쟁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이 28일 오전 11시 충남 예산군 궁평리의 한 논에서 논콩 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했다. 사진=김중곤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이 28일 오전 11시 충남 예산군 궁평리의 한 논에서 논콩 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했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정부가 수확기를 앞두고 공공비축미 5만t을 방출하기로 하면서 충남지역 쌀 농가가 반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매입해 격리해 뒀던 공공비축미 5만t을 시장에 풀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1일 충남도에 공문을 보냈다. 전체 물량 중 충남에 배정된 몫은 9816t이다.

농협, 민간 RPC 등에서 원료곡 부족을 호소해 따른 조치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곡창지대인 충남(지난해 기준 72만 5000t, 전체의 19.3%)의 쌀 농가들은 이같은 정부 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공비축미 방출이 추수기를 목전에 두고 이뤄지면서 쌀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정곡(20㎏)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4만 8591원으로 지난해 같은날(4만 590원)보다 19.7% 오르긴 했다.

하지만 5만 4943원이었던 2021년 8월 15일 정곡(20㎏) 가격에는 크게 못 미치고, 해를 거듭하며 오른 쌀 생산원가를 감안하면, 쌀값 하락은 안 된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충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충남지역 논벼 10㏊당 생산가격은 △2020년 72만 9392원 △2021년 74만 4811원 △2022년 79만 3538원 등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2012년 이후 최고액이기도 하다.

생산원가는 오르고 쌀값은 내려앉으면서 2014년부터 상승세를 유지하던 충남의 농가소득은 지난해 하락세(2021년 4764만 2000원 → 2022년 4548만 4000원)로 전환했다.

올해 쌀값 안정화로 소득 증가를 기대했다는 농민 입장에서는 수확기를 앞둔 시점에서 공공비축미를 방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청천벽력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전국농민회총연맹 총남도연맹은 28일 충남 예산과 부여에서 논콩 갈아엎기 투쟁을 전개하며 정부의 공공비축미 방출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충남도연맹은 투쟁을 통해 올해 잠깐 오른 쌀값을 잡겠다며 대량의 쌀을 시장에 푸는 행위는 농민의 1년 농사를 망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쌀 생산이 과잉이라며 정부가 농민에게 논 타작물 재배를 요구하면서, 매년 생산과 소비의 격차보다 많은 40만 8700t의 쌀을 의무 수입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충남도연맹은 정부 요구로 올해 다수의 농가가 논에 벼가 아닌 콩을 심었는데, 장기간 지속된 장마로 논콩 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진구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정부 비축미 5만t 방출을 반대하며 논 타작물 유도 사업도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는 생산비 폭등 대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도 필수농자재지원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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