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당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해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으로 전년 보다 0.3kg(-0.6%) 줄었다. 지난해 쌀 소비량은 30년 전인 1993년 소비량(110.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984년(130.1㎏) 이후 39년 연속 감소추세다. 쌀 소비가 줄면서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쌀값 하락으로 이어져 농가를 옥죈다.
쌀 소비 감소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한 사람이 하루 평균 한 공기(쌀 100g) 반을 먹는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에는 밥이 주식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간편식이나 식사 대용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침을 거른 채 등교하는 학생도 꽤 많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국민 3명 중 1명은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202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이 34%나 된다. 2013년 23.9%에서 9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집 밥 소비는 줄은 반면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81만7000t으로 전년보다 18.2% 급증했다고 한다. 주로 떡, 빵, 쌀면 등에 쌀이 활용되고 있다. 쌀 소비에 대한 희망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비 패턴에 맞춰 가공용 쌀 재배를 늘릴 필요가 있다. 정부가 2028년까지 국내 쌀 가공산업시장을 17조원 규모로 키우기로 한 까닭이다. 농가소득 증대 차원에서 잡곡 재배를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3%가 되지 않는다.
쌀 효능에 대한 홍보 강화와 함께 실효성 있는 쌀 소비확대 정책이 요구된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를 거르면 성인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아침밥을 먹고 등교한 학생들은 집중력이 높아지고, 활기찬 학교생활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쌀 소비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농가소득에도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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