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의사 양성 어디까지 왔나]
전문의 수련지역별 지방근무 비율,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최대 6배 많아
출신지역·대학 소재지 등 중요 요인 "수련기간 지역서 보내면 정착률 높아"

출신 또는 졸업, 수련 지역에 따른 전문의 지방 근무 비율.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출신 또는 졸업, 수련 지역에 따른 전문의 지방 근무 비율.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비수도권의 보건·의료분야 인력난이 본격화되자 지역 출신을 지역 의대생으로 선발하는 지역인재특별전형 등 대입 제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연구에서는 지역 의료계에서 활동하는 지역 출신 비율이 수도권 출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당위성을 입증하고 있다. 15일 의료정책연구소의 ‘의사의 지역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 방안 연구’에 따르면 의사들의 성장지역과 실제 활동지역의 연관성은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연구에서는 2020년 국내 활동 의사 4181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성장(출신)지역이 비수도권 광역시와 도 단위 지역인 의사의 지방 근무 비율은 각각 54.2%(696명), 44.2%(383명)로 집계됐다.

반면 성장지역이 수도권인 경우에는 1963명 중 85.8%(1685명)가 수도권에서 활동했고 지방 근무 인원은 14.2%(278명)에 그쳤다. 이와 함께 전문의 수련지역이 비수도권인 경우 지방 근무 비율은 65~83%에 달했고, 반면 수도권에서 수련한 경우 13.1%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에선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성장지역 등에 따른 지방 근무 가능성 분석도 이뤄졌다.

그 결과 성장지역이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광역시인 경우 수도권 출신에 비해 지방에 근무할 가능성이 2.32배(도 단위 2.43배)로 추산됐다.

또 전문의 수련지역이 비수도권 광역시인 경우에는 수도권에 비해 12.14배(도 단위 5.94배)로 지방 근무 가능성이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추이는 과거 연구에서도 꾸준히 드러났다.

2021년 ‘우리나라 활동 전문의의 근무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1999년 ’최근 배출된 전문의의 개원지역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요인 분석‘ 등 여러 연구에서도 출신지역이나 대학 소재지가 근무지역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해석됐다.

의료계에서는 의사 인력의 불균형적인 분포와 이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무지역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장에서도 의대생의 성장지역에 따른 영향이 이미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청권 한 국립대 관계자는 "지역 출신이 줄면서 대학병원에는 인턴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벌어져 자발적으로도 지역 출신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태"라며 "졸업 뒤 인턴부터 수도권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많다. 전문의 수련을 지역에서 할 경우 지역 정주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것도 결국 졸업 이후 남을 학생들만 지역 내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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