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0시, 1Km, 3개, 7일, 8개, 14년, 18m, 20개, 28개, 68개, 77개, 700m, 1905년 1932년, 1956년, ∞, 이 숫자들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11일부터 17일까지 대전 중앙로 일원(대전역~옛 충남도청)에서 열리는 ‘대전 0시 축제’에 가면 된다.

필자도 궁금하다. 그래서 축제기간 내내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이 숫자들의 비밀을 풀며 마지막 무더위를 즐기고 싶다.

‘대전 0시 축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2009년 동구청장 시절에 구차원에서 개최했다 멈춘 뒤 14년만에 몸집을 키워 시 차원에서 부활시킨 경험이 있는 야심작이다.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 확정 등 지난 1년 이 시장의 여러 성과를 되짚어보면 이 또한 기대되는 빅 이벤트라 생각한다.

‘대전 0시 축제’는 현재 주최측에서 던져준 보도물들을 보면 준비는 완벽해 보인다.

다만 나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장기간 1171억원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하고도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도 그렇고,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다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는 6호 태풍 ‘카눈’도 그렇고, 지금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묻지마 범죄’도 그렇다. 이럴 때 일수록 좀 더 꼼꼼히 준비하고, 한번 더 촘촘히 점검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축제를 치러야 할 것이다.

요즘 나라의 걱정을 미래 대전의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면서 축제 성공조건과 관련하여 몇가지 제언을 드린다.

첫째, 안전이다. 폭염으로부터 안전, 묻지마 범죄로부터 안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부터의 안전, 주취자들의 난동으로부터 안전 등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경찰, 소방, 병원 등 유관기관들과의 협업과 철저한 사전 점검만이 해결책이다. "사고 나면 다 묻힌다."

둘째, 차별화다.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이벤트로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전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문화재야행(夜行)축제, 추억으로 재미보는 7080축제, 원도심 활성화가 주된 목적인 도시재생축제 등과 완전히 다를 수는 없지만 대전만의 맛과 색이 빛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참여다. 축제는 모든 참여자가 문화의 향연을 창출하며 서로의 마음을 열고 참여를 즐기며 나아가 그 속에서 자발적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다.

축제가 주는 감동은 많은 예산도 아니고 화려한 행사나 거대한 이벤트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주최 측은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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