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8일 대전지방기상청에서 예보분석관이 태풍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8일 대전지방기상청에서 예보분석관이 태풍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제6호 태풍 ‘카눈’이 내일 오전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경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태풍이 무서운 건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 44㎧ 미만인 ‘강’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세기라고 한다. 기상청은 전국이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에 들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최대 순간풍속 예상치는 충남동부·충북이 20~30㎧, 충남서부 15~25㎧이다. 충청내륙지역에 9~10일 15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카눈은 지난 2012년 영남권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산바’와 비슷한 경로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산바는 한반도를 관통해 엄청난 피해를 냈다. 2명이 사망하고, 38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수해복구 작업에 겨우 눈을 돌리나 했더니 태풍이란 불청객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한 달 장마기간 중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1.5배인 500mm에 달한다.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추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장마 때 50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인재(人災)에 의한 참사로 결론지어졌다. 바꿔 말하면 대처를 제대로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무려 23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흘려보냈다. 재난대비 매뉴얼은 장식품에 불과했다. 자연의 위력은 이렇게 방심한 틈을 여지없이 파고든다. 오송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카눈에 대비해야겠다.

무엇보다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점검 해주기 바란다. 산사태 등 사면 붕괴의 우려가 높은 곳은 예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사고가 빈발했던 반지하 주택과 지하차도는 특별 관리 대상이다. 계곡 등지에서의 야영은 위험천만하다. 바닷가에서는 너울성 파도를 조심해야 한다. 기상정보에 귀 기울이고 위급상황에 즉각 대피할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해주길 당부한다. 이제 재난 대비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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