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하는 대전 유성온천, 아시아 온천에서 답을 찾다]
<글싣는 순서>
① 30주년 앞둔 유성온천관광특구 현황 짚어보기
② 대만 베이터우 온천의 성공 전략, 온천수 ‘명품화’
③ ‘마을 전체가 온천특화지구’ 관광객 체류 부르는 베이터우 온천마을
④ 1000여 년의 역사와 전통… 일본 벳푸, 유후인 온천
⑤ 일본 온천마을 주변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⑤ 일본 온천마을 주변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벳푸 지옥온천
분출되는 분기·열탕 보고 ‘지옥’ 떠올려
각 구간마다 색상·점도 달라 테마 다양
지점마다 스탬프와 인증샷 찍으며 즐겨
온천수로 익힌 계란, 도깨비 쿠키 판매
악어 사육 가능한 점도 관광코스로 활용
유후인
물고기 황금 비늘 연상하는 ‘긴린코’
호수 바닥서 뜨거운 온천수 솟아올라
수면 위의 찬물과 만나면 물안개 장관
소품 판매 특화 ‘유노츠보 거리’ 형성
메이지 시대 전통가옥 그대로 간직해

▲ 벳푸 지옥온천 내 대머리지옥(왼)과 벳푸 지옥온천 내 도깨비지옥. 사진=노세연 기자
▲ 벳푸 지옥온천 내 대머리지옥(왼)과 벳푸 지옥온천 내 도깨비지옥. 사진=노세연 기자
▲ 벳푸 지옥온천 내 악어지옥과 그 구간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 사진=노세연 기자
▲ 일본 오이타현 유후인에 위치한 긴린코 호수의 절경. 사진=노세연 기자
▲ 일본 유후인 유노츠보 거리 모습. 사진=노세연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 일곱가지 매력을 품은 벳푸 지옥온천의 유래

후쿠오카 오이타현 벳푸시에 위치한 지옥온천은 일본 온천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관광코스다. 지옥온천이라는 명칭 자체는 오래 전 사람들이 이곳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분기와 열탕을 보고 ‘지옥’을 연상했던 것에서 유래됐다.

연구진들의 분석에 의하면 약 3만 년 전 벳푸 일대에서 화산 활동이 시작되면서 이곳 지형에 2개의 큰 단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층 현상은 인근 산들의 화산활동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하 깊은 곳에 고온·고압의 ‘열수층’을 생성했다. 이렇게 생성된 열수는 지하로 흘러들어온 빗물과 만나 다시 지표로 분출되는데, 이때 다양한 성분으로 인해 가지각색의 빛깔을 가지게 된다. 또 각 구간마다 온천수의 색상·점도 등이 다르다 보니 ‘바다’, ‘대머리’, ‘가마솥, ‘흰 연못’ 등 지점마다 다양한 테마의 온천을 만들어낸다.

지옥온천은 8세기 초 편찬된 ‘이요국 풍토기’에도 관련 내용이 기록돼있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지닌 온천이다. 1185년부터 1333년 사이 가마쿠라 시대에는 벳푸 지옥온천 일대에 부상을 입은 무사들을 치료하기 위한 요양소가 지어졌단 기록도 있다. 1694년에는 의학자인 카이바 라에키켄이 자신의 저서 ‘분고기행’에 벳푸 온천마을에 대한 내용을 기술하기도 했다. 이후 1800년대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굴삭 기술이 크게 발전했는데, 이는 벳푸를 온천 도시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에 당대 후기에는 벳푸지역에 약 1000개의 굴삭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900년대 일본이 경제적 호황기를 맞이함에 따라 벳푸지역에 대한 관광 개발도 가속화됐고, 오늘날 지옥온천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온천 관광 핫플레이스가 형성됐다.

◆ 지옥온천이 세계적 온천관광명소가 된 이유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보유한 지옥온천은 한국·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의 유명세를 보유한 관광지다. 하지만 이러한 지옥온천의 명성은 단순히 온천이 지닌 외형적 아름다움만으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지옥 온천의 미적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 관광 콘텐츠가 곳곳에 배치되면서 현재와 같은 온천관광명소의 입지가 완성된 것.

지옥온천은 여러 가지 특성의 온천수를 보유한 관광지답게 구간별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에 관광지 내 모든 구역을 돌아보는 ‘순례’ 또는 ‘투어’ 관광지로 유명하다. 크게 7곳으로 나뉜 온천구역을 돌아다니며 지점마다 스탬프를 찍거나 인증사진을 남기는 것이 지옥온천 관광의 가장 큰 묘미다. 지옥온천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7개 온천에 대한 통합관람권을 구매해 전 구간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킬링 콘텐츠는 여러 테마 온천의 특성을 부각한 먹거리와 기념품이다. 에메랄드 색을 나타내며 뜨거운 증기를 뿜어내는 바다지옥에서는 이곳의 온천수로 익힌 계란을 구매해 맛볼 수 있다. ‘도깨비 대머리’를 연상시키는 온천 지점에서는 도깨비 모양으로 제작된 쿠키·인형 등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벳푸지역은 고온의 온천수 덕분에 열대지방에서 서식하는 악어 사육이 가능한데, 이를 ‘악어지옥’이라는 하나의 관광코스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해당 구역에서는 악어를 모티브로 한 인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온천관광 성지, 유후인

일본의 또 다른 온천관광성지인 유후인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관으로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유후인 여행 중 꼭 들러야 할 관광명소로 ‘긴린코 호수’를 빼놓을 수 없다. 긴린코 호수라는 명칭은 과거 일본의 한 유학자가 연못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의 비늘이 석양에 비춰 황금빛을 내는 것을 보고 ‘긴린코(황금 비늘 호수)’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일본 대표 온천마을에 위치한 긴린코 호수의 바닥에서는 뜨거운 온천수가 솟아 오른다. 이렇게 지하 깊은 곳에서 분출된 더운 물은 수면 가까이에 있는 찬물과 섞이면서 마치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수심 약 2m에 불과한 얕은 호수가 유후인의 자랑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른 아침 긴린코 호수가 물안개로 뒤덮인 모습은 유후인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여겨진다.

낮이 되면 안개가 걷히면서 햇빛으로 반짝이는 호수를 만날 수 있다. 호수 주위를 거닐다 보면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호수 물과 건너편에 위치한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특색있는 온천마을 ‘유후인’, 무엇이 다른가

긴린코 호수에서 인근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판매하는 특화 거리가 조성돼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길게 형성돼있는 이 거리의 이름은 ‘유노츠보 거리’. 관광객들은 이 상점가에서 기념품과 선물 등을 구매하며 유후인 여행의 추억을 기억 속에 남기곤 한다. 유노츠보 거리는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에 독특하게도 거리의 모습이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유후인 온천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풍경은 이 거리의 풍경으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노츠보 거리에는 공예품·각종 소품뿐만 아니라 유명 디저트 맛집이나 현지 음식,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도 많이 위치해 있다.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치즈케이크 가게와 유후인의 명물로 여겨지는 고로케도 모두 유노츠보 상점가 안에 자리하고 있다.

조금 더 걷다보면 현실에선 볼 수 없는 만화 같은 풍경의 ‘플로랄 빌리지’를 만나게 된다. 플로랄 빌리지는 영화 ‘해리포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소규모 테마파크다.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거리 풍경을 재현했다는 플로랄 빌리지는 내·외부 전체가 ‘포토스팟’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개·토끼·부엉이 등 동물을 테마로 한 상점부터 세계적인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의 캐릭터를 활용해 꾸며놓은 가게까지 셀 수 없이 많은 구경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유노츠보 거리 일대는 여유로운 산책길로도 안성맞춤이지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쏟더라도 꼭 방문해야 할 관광지로 여러 매체 등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됐습니다.

일본 벳푸·유후인=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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