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102곳 유사한 형태 갖춰
시민 체감 문화·예술 기능 미충족
"전형적인 탁상행정 전유물" 지적
정원도시 도약 위한 리뉴얼 작업 必
테마 공원·주차장 확대 등 대안 나와

세종호수공원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호수공원 전경. 세종시 제공.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신도심에 ‘판박이식 잔디공원’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전국 최고 도시 녹지율(52%)을 보유한 세종시는 ‘세계적 정원도시’를 향해 녹색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주요 거점 공간에 들어서는 잔디공원에서 특색을 찾아볼 수 없고, 시민 체감형 문화·예술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 공원의 경우 탁상행정과 혈세낭비의 표본으로 비춰지고 있다.

13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역 내 도시공원은 어린이공원 52곳과 근린공원 48곳, 소공원 2곳 등 총 102곳에 달한다.

신도심 중앙녹지공간에는 호수공원·중앙공원·국립세종수목원 등 정원문화 랜드마크가 자리잡고 있다.

해당 공원별로 시민 휴식공간인 잔디공원(광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지만 각각의 공원을 둘러보면 차별화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이 엿보인다.

‘잔디광장+소규모 체육시설+휴식공간’이라는 유사한 형태의 녹색 인프라는 시민들에게 지루함만 안기는 모양새다.

세종의 한 시민은 "세종시에 수많은 잔디공원이 자리잡고 있지만, 모두 비슷한 형태의 구조라서 특별함이 없는 노잼 공원이며, 하절기에는 땡볕공원이라 이용조차 할 수 없다"며 "문화·예술·체육적 기능을 겸비한 오락요소가 더해질 경우 흥미를 더욱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판박이식 잔디공원이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세종시는 주요 랜드마크 시설에 잔디공원을 확대하고 있다.

시청사 앞에 건립되는 ‘3생활권 광장주차장 건설공사’를 보면 지하 주차장 외 상단부는 잔디광장으로 계획됐다. 인근 이응다리(금강보행교)에서도 1만 6000㎡ 부지에 잔디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세종시민들은 "더 이상 유사한 형태의 잔디공원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도 "이용객의 편의와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잔디공원은 향후 유지관리비만 쏟아붓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전유물"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정원도시로 거듭나려면 잔디공원 리뉴얼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문화적 기능 완비, 청소년 쉼터형 공간 확대, 권역별 테마형 공원 조성, 관광상품형 조형물 추가 설치, 주차기능 확보 등의 대안이 줄을 잇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잔디공원의 주차장 기능 확대를 제안했다.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현재 조성 중인 이응다리 잔디광장에 임시 주차 공간을 300~400면으로 확충하는 등 관계부서의 중지를 모아 달라"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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