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진료비 30년간 동결
저출생 가속화 등 맞물려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난항

소아과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소아과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전국 소아과 의사단체가 폐과를 선언하며 충청권 역시 소아진료체계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저출생이 가속화 되고 지역의 소아청소년 의료인프라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간판을 내리고 일반의로서 다른 진료과목 진료를 보겠다며 폐과를 선언했다.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됐고 더 이상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는 운영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소아청소년과는 국내 의료수가 체계상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다. 환자가 어린이여서 진찰 외에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처치와 시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순수 진찰료로만 수익을 내야하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0년 간 1만 7000원가량으로 사실상 동결 상태다.

여기에 저출생 가속화,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맞물려 병원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대전지역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 수는 2018년 64개에서 △2019년 62개 △2020·2021년 59개 △2022년 58개로 지속 감소 추세다.

기본적으로 의료인력 확보가 어렵고 병원 개수도 줄며 지역간, 병원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가중되고 있다.

광역시 중에서도 신도심 내 대형 전문병원은 환자가 몰려 대기자가 속출하는 반면 소도시나 원도심의 동네 소형병원은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양극화 되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 문제는 대학병원도 마찬가지. 충청권 대부분 대학병원들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그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정원의 23.07%인 3명에 불과했는데 이조차 2월 이후부턴 전공의 없이 전문의 19명만으로 운영 중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일단 오는 8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을 모집할 예정"이라며 "당장 상반기는 전공의 없이 진료가 이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전공의 미달사태가 심각해 모집이 이뤄져도 충원될 지는 미지수다.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대전을지대병원과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지난해에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 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해 개원시점이 미뤄진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상황만 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 등 지원자가 없어 모집공고를 네 번이나 낸 상태다.

다행히 최근 4차 공고에선 소아청소년과 2명, 소아치과 3명, 약사 3명이 지원해 7일 면접을 앞두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5월 말로 개원시점을 연기한 만큼 남은기간 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채용과정을 밟아나가겠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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