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뛰어든 전통시장]
디지털전통시장 사업 2년동안 지원… 시장들 재참여·연장 불가능
온라인 플랫폼 예산 조달 어려워 상인들 “시간 더 필요” 목소리
소진공 “다른 시장도 기회줘야… 다른 육성사업 참여도 방법”

온누리 전통시장 앱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국내산 농축산물 30% 할인 구매'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었다. 사진=강승구 기자
온누리 전통시장 앱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국내산 농축산물 30% 할인 구매'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었다. 사진=강승구 기자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지역 일부 전통시장들이 온라인 배달 플랫폼으로 판로를 확대해 매출을 증대하고 있지만 관련 지원 예산이 올해로 끝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의 특성화시장사업인 ‘디지털전통시장‘이 2년밖에 지원되지 않아 사업에 참여한 전통시장 관계자들은 그동안 구축해온 ‘온라인 유통 인프라’의 명맥이 사업 종료와 함께 묻혀질까 걱정인 것이다.

12일 지역 전통시장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전통시장’ 사업은 2년간 최대 4억원을 지원해 온라인 입점, 마케팅, 배송인프라 구축, 전담인력 등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다만 이 사업은 재참여와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점. 이 때문에 2년간 구축한 유통인프라가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종료시점이 도래하면서 사업 연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디지털전통시장 사업 2년 차를 맞은 전통시장은 전국에 총 27곳으로 대전에서는 서구 도마큰시장과 동구 용운시장, 정원시장 등 3곳이 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오프라인 판매만 익숙하다 보니 온라인 유통 전환을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승재 도마큰시장 상인회장은 "지난해 1월 사업시작 후 4개월 만에 전국 전통시장 온라인 매출 1위도 기록했다"며 "온라인 유통에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두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전통시장 내 참여 점포들도 역량이 각각 다르다보니 온라인 유통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시장상인 대부분 고령층이 많다보니 온라인 판매 및 마케팅 교육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 종료 후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한 ‘예산’이 시장 상인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지원 받은 사업 예산으로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을 유지했지만, 전통시장 자체 예산으로 대체하기에는 역부족하다는 게 참여 시장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제 지난해 사업이 종료된 신도꼼지락시장은 자체 예산으로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지원 사업 당시 매출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편이다.

백호진 신도꼼지락시장 상인회장은 "자체 예산을 더 투자하게 되면 대형 유통업계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게 된다"며 "대기업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계약해 유통 마진을 아끼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가격으로 승부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전통시장 관계자들은 디지털 전통시장 사업 연장과 재참여를 원하지만, 소진공 관계자는 형평성의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진공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전통시장에도 디지털전통시장 사업 참여 기회를 공정하게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디지털전통시장 사업은 재지원이 안 되지만 문화관광형사업 등 다른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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