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설익은 교육정책, 멍드는 지역 공교육]
⑥ 산 넘어 산… 사교육 부르는 ‘2028대입개편안’
5등급 상대평가 체제 지속으로 최상위권 변별력 우려 제기
교육부, 서·논술형 문제 강화 대안 꺼내… 사교육 심화 우려

등교. 사진=연합뉴스.
등교.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대학 입시 지표가 될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서·논술, 면접 스피치 등 오히려 다각화 된 사교육을 조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내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에 따라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춰 설계된 대입제도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고교 내신 5등급 체제와 함께 통합수능 등의 내용을 담아 최종 발표했다.

이번 대입개편안에 따라 고등학교는 전 학년 내신 5등급으로 상대, 절대평가 점수가 모두 기입되며 수능에는 문·이과 모든 학생들이 심화수학은 제외된 전 과목 같은 문제를 풀게 된다.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최상위권 변별력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제기 됐고, 교육부는 서·논술형 문제 강화로 변별력을 갖추겠다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서·논술형 문제에 따라 등급이 좌우된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은 논술학원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대입개편에 따른 각 대학들의 입시 변화로 사교육이 심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 5일 서울대학교가 오는 2028학년도 대입 면접 전형에서 학생 주도적 답변이 가능한 ‘열린 문항’ 면접 방식 시행 방침을 밝혔다. 기존에는 정답 여부와 답을 찾는 과정 평가 중심이었다면 ‘열린 문항’ 면접은 공부 경험을 활용해 답할 수 있고 창의적 문제해결, 융합적 과제수행, 분석적 주제토론 면접 등으로 제시된다. 제도에 따른 변별력 약화를 서·논술, 면접 등으로 보완하려다 보니 또 다른 차원에서 사교육이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풀어야 할 과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5등급 상대평가 기조가 지속되는 점은 본보가 지난 5편에서 다룬 고교학점제와도 상충되는 지점이다.

상대평가 체제 안에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점수가 비교적 잘 나오는 일반선택 과목 중심으로 수강할 여지가 다분하다. 진로, 적성 탐구를 위해 과목 선택에서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면서도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작용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내신 서·논술형 문제 확대에 따라 객관성 확보가 관건이 돼 교사들의 부담감이 가중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2028 대입개편안에 대응하기 위한 각 대학의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며 "단순 내신, 수능 점수만으로는 평가에 어려움이 있어 학생 개인 역량을 보는 정성 평가 강화 등의 방식을 다양화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신에 확대되는 논술형 문제는 대입에도 활용될 수 있는데, 공교육으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어 별도의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며 "학생들 입장에선 별도로 논술 대비 사교육이 발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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