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할당 10→20% 확대·예매 기간 연장
온라인·전화만 가능… 진입장벽 높다는 지적
고령층 울며 겨자먹기 잔여석 현장구매 나서
“비대면 사전예약 시스템 운용 개선 필요성”

설 승차권 예매를 위해 현장에서 줄을 서고 있다.사진=전지원 수습기자
설 승차권 예매를 위해 현장에서 줄을 서고 있다.사진=전지원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설날을 앞두고 기차표 예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령자 등 교통약자를 배려해 실시한 ‘교통약자 사전예약’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0% 비대면 방식인 교통약자 우선예약 시스템이 디지털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8~9일 이틀 동안 교통약자(장애인·고령자)를 우선 대상으로 ‘설연휴 기차표 사전예매’를 실시했다.

코레일은 이번 예약기간 동안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좌석할당 비율을 당초 10%를 20%까지 확대, 우선 예매 기간도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했다.

더불어 고령층 접근성 확대를 위해 동영상 및 안내자료 비치로 사전예약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교통약자들의 예매가 2배 가량 늘긴 했지만, 실제 이 제도를 체감하는 노령층은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닌 제도의 실효성을 지적하고 있다.

할당좌석을 모두 온라인·전화로만 예약할 수 있어 인터넷 및 통신기기 사용이 어려운 노령층에게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의 경우 별도의 교통약자 등록 절차를 마친 뒤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해야 예매가 가능해 고령층에겐 진입장벽 높은 실정이다.

아울러 전화 예매도 통화연결이 어렵고 온라인 예매와 마찬가지로 절차가 복잡하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표가 필요한 고령층은 사전예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대면창구를 통해 비대면 예매 이후 남은 잔여좌석을 얻기 위해 역사로 향하고 있다.

‘비대면 예매’에 대한 고령층의 어려움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심 예매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줄곧 제기돼 온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비대면 사전예약 시스템 운용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지적됐다.

이에 당시 코레일은 대면예약 진행 시 밤새 역사에서 줄을 서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우선좌석 확대 및 기간 연장을 대책으로 제시, 올해부터 추진했다.

이와 함께 고령층 접근성 확대를 위해 동영상 및 안내자료 비치로 사전예약 홍보를 실시했다.

그결과 지난해 대비 교통약자 사전예매 실적에서의 개선도 있었으나 일부 고령층은 여전히 사전예매 홍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고령층에게 정보가 닿지 않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홍보방식이라는 것이다.

지역 노인단체 관계자는 “경로당 홍보, 텔레비전 홍보 등 노약자에게 적합한 홍보가 필요하다”며 “온라인과 함께 대면예약도 실시해 많은 사람이 접근하도록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나래 건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줄 서는 것이 문제라면 보완할 방안을 생각해야지 대면예약을 실시하지 않는 건 노약자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홍보가 아닌 주민센터와 같이 교통약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료를 배포하고 비대면예약에 익숙해질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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