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3일만에 미디어파사드 공연 중단
축제 예산 28.6% 차지할 만큼 비중 커
부정적인 시민 여론 감안해 중단 결정
‘가든쇼·낙화축제 되풀이’ 의견도 나와

'2023 세종 빛 축제'가 막을 올린 지난 2일 밤 금강 이응다리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세종시청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2023.12.3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세종 빛 축제'가 막을 올린 지난 2일 밤 금강 이응다리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세종시청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2023.12.3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12월 한달간 세종의 밤 하늘을 수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2023 세종 빛 축제’가 3일만에 핵심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디어파사드 공연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오늘부터 중단을 결정했다"며 "연말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제에 이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시청사 후면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디어파사드’ 공연은 4만 안시의 프로젝터 6대를 활용해 한글 탄생과 독창적인 우주 관측 기술을 표현한 영상으로 기대를 모았다. 빛 축제 예산 5억 6000만원 중 28.6%인 1억 6000만원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하지만 최 시장은 "지난 이틀간 진행된 미디어파사드 공연을 보면서 ‘임팩트가 없다’, ‘킬러 콘텐츠가 없다’, ‘시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올해 공연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참고해 내년에는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시는 미디어파사드 공연 중단으로 사용하지 않은 예산을 보람동 상가 일대 ‘빛 장식 보강’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 시장은 "올해 말 이 축제와 연계해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때 시민들로부터 ‘처음이라 미흡했지만 역시 해내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최 시장의 미디어파사드 전면 중단 결정은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감안한 긴급 조치로 해석된다.

세종 빛 축제 개막 후 세종시 인터넷 커뮤니티상에는 ‘볼거리가 없다’, ‘예산 낭비다’, ‘타지역과 너무 비교된다’, ‘빛 축제 폭망이다’ 등의 비난의 글이 줄을 이었다.

또한 추운 날씨 속 이어진 ‘내빈 소개’ 등의 절차가 시민들의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빛 축제가 지난 5월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가든쇼와 낙화축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쏟아냈다. 당시 ‘장미 없는 장미원’, ‘내빈 소개 관행’, ‘낙화 발화까지 30분 지연’ 등이 시민의 불만을 샀다.

세종시는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빛 축제를 전화위복 삼아 축제 기획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 시장은 이날 12월 직원소통의 날 자리를 통해 "울트라 세종을 말하면서 남들이 하는 정도 갖고는 만족하거나 안주할 수 없다. 더더구나 미흡했다는 점이 참을 수 없는 것"이라며 "잘 못한 부분부터 다시 제대로 하자"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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