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상급종합병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권 상급종합병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수도권과 지방은 인구를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 격차를 나타낸다. 이 중 급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의료 인프라로, 지방 환자들의 원정 진료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서울지역 5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 수가 10년 사이 40% 이상 급증했다. 지방 환자들이 이들 병원에서 쓴 의료비만 연간 2조원에 달해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고 있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 받은 지방 환자는 2013년 50만245명에서 지난해 71만3284명으로 42.5% 증가했다. 원정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으로, 지난해만 9만 5921명이었다. 충북은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7만 627명이 원정 진료를 받았다. 충남과 충북지역 환자들이 서울 상급종합병원에 쓴 진료비는 10년새 각각 122%, 131% 늘어난 2548억원과 2071억원에 이른다.

환자의 수도권 쏠림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역에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인프라 부족도 원정 진료가 늘어나는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중증 환자 치료를 맡는 상급종합병원은 현재 전국 45곳이 지정돼 있지만, 대전은 1곳에 불과하다. 대구는 5곳, 인천과 부산에 각각 3곳의 상급종합병원이 있고, 대전과 인구가 비슷한 광주도 2곳이 지정돼 있다. 대전지역 의료기관들이 논산과 계룡, 부여, 서천 등 충남 서남부권 의료 수요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 필요성이 수년째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이 시급하다는 것이 지역 의료계의 목소리다. 아무리 의대정원이 늘어나도 전공의 수련을 담당할 지역 의료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결국 수도권 전문의료 쏠림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취지가 의료 공백을 줄이고 지방의료 체계 강화라는 점에서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 역시 당연한 절차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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