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도권 대형병원서 치료받은 대전·세종·충남인 ‘15만여명’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절반 수도권 위치… 대전엔 1곳 밖에 없어

5개 상급종합병원 충청권 진료인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5개 상급종합병원 충청권 진료인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수도권과 지방 간 의료 격차가 날로 커져가는 가운데 지난해 수도권 대형 병원에서 진료 받은 대전·세종·충남 지역민들이 1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김원이 의원(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성모, 아산병원)에서 진료 받은 대전·세종·충남 환자들은 총 15만 2790명이다.

지역민들이 수도권 빅5 병원에서 원정 진료 받은 비율은 10년 새 크게 늘었는데, 대전의 경우 2013년 3만 266명에서 지난해 4만 851명으로 35% 증가했다. 세종과 충남 진료 인원은 각 1만 6018명, 9만 5921명으로 2013년 대비 338%, 31% 각각 늘었다. 지역민들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5곳에서 지출한 진료비 역시 10년 새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대전시민이 해당 병원에서 쓴 진료비는 1211억 4257만원으로 2013년(525억 8945만원) 대비 130.4% 증가했다. 세종의 원정 진료비는 2013년 58억 3502원에서 2022년 401억 3914원으로 10년 새 587.9% 폭증했다.

충남 역시 2013년 1144억 8164원에서 지난해 2548억 3616원으로 122.6% 늘었다. 비수도권 환자들이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가장 많이 진료 받은 질환은 암이다.

김영주 의원(민주당)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매년 20여만명의 비수도권 암환자가 수도권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경우 2018년 1만 2235명에서 2019년 1만 2849명, 2020년 1만 2890명, 2021년 1만 3730명, 지난해 1만 4416명 등 해마다 꾸준히 늘어왔다.

세종은 2018년 2923명에서 지난해 4476명으로 53.1% 증가했다. 충남 역시 2018년 2만 2127명에서 지난해 2만 5080명으로 13.3% 상승했다.

수도권 원정 진료가 심화되는 원인 중 하나는 지방과 수도권 간 의료자원 격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의 상급종합병원 45곳 가운데 절반가량(22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의사 수 역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보인다. 특히 대전의 경우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1곳에 불과해 중증질환자가 수도권 병원에서 진료 받는 일이 늘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중증질환에 걸리면 조금이라도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겠다는 생각에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지역 의료 인프라와 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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