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빈대 관련 글들. 사진=지역 맘카페 캡처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빈대 관련 글들. 사진=지역 맘카페 캡처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전국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빈대에 대한 뜬소문까지 확산되면서 택배 취소와 살충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9일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접수된 빈대 의심신고는 30여건이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택배를 통한 빈대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시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쿠팡 물류센터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와 진위 여부와 상관 없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쿠팡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혹시나 택배를 통해 빈대가 유입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대전·세종지역 맘카페에는 “택배상자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글을 봤는데 앞으로 불안해서 택배 못 시키겠다”, “앞으로 택배 포장은 현관문 밖에서 뜯어서 버리고 들어와야겠다” 등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들은 빈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주부 정 모(61)씨는 “최근까지 우리나라에는 빈대가 없었고 사라진지도 오래돼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며 “택배는 중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배송받기도 하는데, 습하고 어두운 박스 안에 빈대가 숨어있다가 집안에 들어오면 퇴치하는 데 더 힘들기 때문에 요즘엔 택배 박스를 아예 밖에서 개봉하거나 해외 주문 자체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때아닌 ‘빈대 포비아(공포증)’에 마트나 약국에선 빈대 살충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살충제의 경우 판매량이 최대 10배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지역 한 맘카페에선 “빈대 잡는 살충제는 이미 구하기 어려운 곳들”, “살충제 효과가 별로 없다는데 구하기도 어렵냐”, “과거로 회귀한 느낌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정부는 오는 13일부터 내달 28일까지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앙부처와 지자체별 소관 시설에 대한 관리,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취약계층 방제 지원 등 실효성 있는 현장 방역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보장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등 살충제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다음주 중 긴급사용승인과 변경 승인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최성준 충북대 의대 교수는 “빈대는 모기가 물에서 번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특정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도 가구 틈 등 어두운 곳에서 계속 번식할 수 있다”면서 “여행에서 돌아온 뒤 짐가방이나 옷 등을 비닐봉지 등으로 밀봉해 온도를 높이든가 제습제를 넣어 습도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빈대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5일 서울 한 쪽방촌 골목에 '빈대'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한 쪽방촌 골목에 '빈대'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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