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의 달 기념인터뷰]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
안정적인 가정 사회 전체에 영향 미쳐
효 문화 잘 가꾸고 확산하는 게 중요
가정과 학교서 예절·효 교육 강화해야
市 국내 유일 ‘한국효문화진흥원’ 위치
효 기반시설 보유 장점 활용 노력할 것
초고령사회 눈앞… 사회 그림자 드리워
노인 복지·저출산 문제 세밀한 정책 必
10월 ‘효의 달’ 효를 잊지 말라는 의미
가족·부모님·이웃에 감사함 전하길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청명한 가을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돌이켜볼 수 있는 ‘효(孝)의 달’이 찾아왔다. 부모세대의 헌신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물질적 풍요와 함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정신적 풍족을 가져왔다. 핵가족화, 개인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가족에 대한 애정과 부모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효’라는 미풍양속은 다소 퇴색했지만 효에 담긴 숭고한 가치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효의 달 10월을 맞아 이상래 대전시의장으로부터 ‘효(孝)’에 대한 의미와 효문화 확산을 위한 지방의회의 역할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제9대 의회 의장으로서 그동안 활동한 소회와 성과를 말한다면.

‘시민 중심의 열심히 일하는 의회’ 의정 구호를 만들고 신뢰받는 의회가 되고자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한 지 벌써 1년 3개월 정도 흘렀다. 그동안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고 그것이 여물어 갈 수 있는 정책적 여건을 조성하고자 나를 포함한 22명 의원들은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의회 출범 후 정례회·임시회를 통해 681건의 안건을 처리했고 시정 질문과 5분 자유발언으로 민의를 의정에 담아왔다. 대전 발전에 필요한 정책의 성공을 위해 대전시와 협력·균형 관계를 유지하며 힘을 보탰다. ‘대전 0시 축제’를 비롯해,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선정’ 등의 성과를 일궈내는 데 힘을 모았다. 또 민원·사업장·산하기관 등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짚으며 발로 뛰는 의정활동에 힘썼다. 의회에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이를 마음에 새기고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펴나갈 것이다.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월을 효의 달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효(孝의) 의미를 정의한다면.

"효(孝)는‘ 부모애(親孝)’라고 생각한다. 효를 실천하는 방법은 세대에 따라 달라도 부모에 대한 사랑과 감사는 변함이 없었다. 우리는 효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형성하며 가족 간의 조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안정적인 가정은 사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 문화를 잘 가꾸고 널리 확산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6월 대전시는 ‘효문화 일류도시’를 선포하고 효 실천 범시민 운동과 칭찬·감사 릴레이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0월 28일에는 대전 뿌리공원 일대에서 효문화 행사를 연다. 예로부터 효는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 했다. 혼정신성은 밤에는 편안하게 주무시도록 이부자리를 봐 드리고 아침이 되면 잘 주무셨는지 밤새 안부를 묻는다는 뜻으로 부모를 섬기는 마음을 표현한다. 오늘날에는 예전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사는 가족이 줄어 효에 대한 의미와 방법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효는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관심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뜻을 받드는 마음에선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은 남에게도 예를 다할 것이고 이러한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 세대가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선진 국가로 만드는 저력이라고 본다."

-효문화 증진 및 확산을 위한 당면과제가 있다면.

"영국 역사학자 토인비(Toynbee)는 우리나라의 효사상·경로사상·가족제도 등에 대해 깊은 찬사를 보냈다. 그는 "만약 지구가 멸망해 인류가 다른 별로 이주한다면 꼭 갖고 가야 할 문화가 바로 한국의 효"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효문화가 가족제도의 변화, 개인주의와 경제적 압력 등으로 빛바랜 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당연히 지켜야 할 자녀의 기본 도리도 모르고 부모를 학대하는 사건이 주변에서 일어나곤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교사 폭행 사건도 이와 같은 원인으로 여겨진다. 배고픈 시대에 경제발전을 위해 성적우선주의에 매몰됐던 과거 교육체계의 부작용이 지금도 타인에 대한 무시, 효에 대한 교육 소홀로 이어져 갈등과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 효는 예를 포함한다. 상호 존중과 예를 갖추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사회적 규범과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올바른 효문화 증진과 확산을 위해서는 첫째, 가정·학교에서 예절과 효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규범과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미래 세대에 더 나은 가족관계와 사회를 물려주려면 성적보다 인간 본질의 바탕을 이루는 예와 효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셋째, 정책지원이다. 효문화 육성을 위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해 체득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전은 중구 안영동에 한국효문화진흥원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효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국내 유일의 효문화 시설이다. 이와 함께 뿌리공원·효문화마을·족보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대전은 미래 세대 문화에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효 모범도시다. 의회도 이 같은 효 관련 기반시설들의 장점 및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효문화 증진과 확산을 힘차게 추진할 계획이다."

-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문화적,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방의회의 역할은.

우리나라는 조만간 65세 이상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급속한 고령화 현상은 우리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경제적 측면만 봐도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 심화를 비롯해, 국가 잠재성장률 하락, 노년부양비 증가로 인한 재정 건전성 저하 등이 우려된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복지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의료·주거·고용 등 노인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시설 구축이 요구된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세밀한 정책도 필요하다. 과다한 경쟁체제가 지배하는 사회구조는 부·소득·기회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희망 없는 ‘N포세대’(결혼·출산·취업 등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양산할 뿐이다. 대전시의회는 이런 사회문제들에 적극 대응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초점을 둔 입법과 정책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 사회관계 단절 등으로 무연고 사망자와 고독사 증가에 따라 장례를 지원하는 ‘대전시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발의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에 대한 관련 법은 있지만 단순 비용지원에 불과해 예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대전시의회가 지역 내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동등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또 ‘대전광역시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지원 조례’는 고령이나 질병등의 사유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재가노인과 복지사각지대 노인에게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토록 규정했다.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다자녀세대에게 지원하는 꿈나무사랑카드 발급기준을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해 자녀양육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아울러, 노인과 영유아 돌봄에 필요한 종합복지관, 대전광역치매센터, 다함께돌봄 원스톱 통합지원센터 등에 필요한 운영 및 사무 규정을 현실화하는 등 고령사회를 극복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10월 효의 달을 맞아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부모의 헌신 없이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태어나서 3년여 동안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다. 옛 어른들은 이것을 부모님이 해주신 ‘3년의 은혜’라 했다. 공자가 3년 상(喪)을 주장한 한 근거이기도 하다. 10월을 ‘효의 달’로 정한 것은 효를 잊지 말라는 의미다. 효를 행함에 특별한 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효의 대상이 꼭 가족만은 아니다. 나와 이웃, 어르신을 공경하는 모든 행동이 효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과 부모님,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며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을 만끽하시길 기원한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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