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신문

▲ 육군대학교 외국군(네팔) 수탁장교 K C Milan(케이 씨 밀란)
▲ 육군대학교 외국군(네팔) 수탁장교 K C Milan(케이 씨 밀란)

서론

문화 관습과 전통은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준다. 한국에는 ‘효문화’라는 흥미로운 개념이 있다. 효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특별하고 필수적인 부분으로 ‘연장자에 대한 존경’을 의미한다. 효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부모와 조부모의 건강과 행복을 먼저 우선시한다. 이는 재정적이고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후를 편안하게 보살펴드리는 것을 포함한다. 효문화의 또 다른 핵심은 전통 관습과 의식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역사와 종교 신앙을 바탕으로 전통적으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축제와 의식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한국 효문화에 대한 이해

한국은 고대부터 유교와 불교의 철학과 이념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가족, 특히 부모와 조부모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자는 이념이 중심적이고 노인 가족구성원에게 충성하며 순종하고, 그들을 보살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의 효를 나타내는 몇 가지 대표적인 관행이 있다, 첫째, 차례이다. 차례는 조상에게 음식을 바치고 절을 드려 경의를 표하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이 관습은 조상에 대한 효와 존경의 표시로, 세대 간의 연결을 강화한다. 둘째, 가족 책임주의이다. 젊은 세대는 종종 교육과 직업, 결혼과 같은 중대한 삶의 결정을 내릴 때 그들의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희망사항을 우선시한다. 심지어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 먼저 부모님과 가족으로부터 결혼에 대한 허락을 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행은 개인적인 선택에 있어서 효문화의 상당한 영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노인 돌봄이다. 한국에서는 노인 가족구성원을 돌보기 위해 요양원을 선택하기보다는 집에서 직접 돌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팔의 상황

네팔 문화는 힌두교와 불교의 이념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먼저, 현재까지도 네팔의 도시 지역에는 독신 가구보다 대가족의 수가 더 많으며, 자녀가 성장한 후에 따로 독립해서 나가는 문화가 없다. 결혼 후에도 자녀들 중 한 명은 반드시 부모와 함께 살며, 부모는 노년 동안 자녀의 보살핌을 받는다. 한국의 효와도 몇 가지 유사점이 있다. 첫째, 연장자를 존경하는 것이다. 네팔에서도 연장자를 존중하고 가족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을 매우 강조한다. ‘mama ghar(모계가정)’의 개념 또한 효문화와 유사한 점인데, 가족의 모계적인 면을 중요하게 여긴다. 네팔의 가장 큰 축제인 ‘Dashain(다샤인)’ 동안에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조부모님 집을 방문하여 5일 동안 머무는데,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드리고 축복을 받는다. 또한 ‘Guru Purnima(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스승을 방문하여 존경을 표한다. 둘째, 조상숭배 문화이다. 네팔의 ‘Shraddha(슈라다)’ 의식은 고인이 된 가족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이 날 고인의 가족들은 조상에게 기도를 드리고 그들의 사후세계를 위한 음식과 옷을 바친다. 셋째, 세대 간 유대감이다. 네팔 가족들은 종종 함께 살면서 세대 간에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노인 가족구성원을 부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 효문화와 네팔 문화의 차이

첫째, 종교 영향이다. 한국의 효문화가 유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은 반면, 네팔은 힌두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종교적인 차이가 두 나라의 관습에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가져다주었다. 둘째, 도시화이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가족의 형태와 구조가 변화하게 되었다. 한국의 효문화 가치는 현대화의 영향으로 약화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네팔은 직장에 따른 이주로 인한 대가족 문화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셋째, 사회적 변화이다. 세계화 등 변화하는 사회 규범에 따라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효 실천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 마찬가지로 네팔의 젊은이들도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을 찾고 있다. 특히 요즘 네팔 가족은 1~2명의 자녀를 낳고, 자녀 대부분은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정착한다. 대가족 문화와 세대 간의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결론

한국과 네팔 모두 연장자를 존경하고 보살피는 개념이 문화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몇 가지 문화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나,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가족 유대감 등 유사한 핵심 가치는 한국과 네팔의 효문화에 필수적인 부분으로 남아 있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함에 따라 양 국가 모두 소중한 전통문화를 현대에 맞게 적용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

<육군대학교 외국군(네팔) 수탁장교 K C Milan(케이 씨 밀란)>
 

▲ 이석환 명예기자
▲ 이석환 명예기자

[쉬운 일의 큰 시작]

학생들에게 고전 문학을 가르치다 보면 작품에 나오는 주제 의식이나 삶의 태도에 대해 이해를 구하기가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왜냐하면 몇백 년 전에는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관이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 하나가 ‘효’에 대한 것이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별로 깊이 있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주제일 수 있어서 한 번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효’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었다. 자신의 경험도 좋고, 부모님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하는 모습 중에 아이들이 보기에 ‘효’라고 생각했던 것도 좋다는 폭넓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 시간이었다. 밖에서 놀다가 늦게 들어가지 않는 것, 축구를 하다가 다치지 않는 것, 명절 때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 가는 것, 부모님이랑 대화할 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 밥 잘 먹는 것 등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때로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너무나 하기 쉬운 일들을 아이들은 ‘효’의 범위 속에 넣고 있었다. 그리고 한 학생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은행은 무조건 직접 가서 돈을 확인해야 한다는 할머니께 간단한 은행 인터넷 뱅킹을 알려드리고, 장보기와 기차표 예매 등의 어플을 사용하실 수 있게 알려드리는 것이 효라는 학생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항상 우리들의 보호막이었던 부모님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호막의 역할을 점점 하지 못하게 된다. 자식들을 보호했던 시간은 점점 잊히고, 새로운 것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세상에서 어색하고 낯선 시간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늙고 쇠약해지는 것은 부모님들에게 많은 일들을 더 걱정하게 한다. 이런 걱정들을 조금씩 보듬어 드리는 일, 보호받았지만 이제는 보호해 드리는 일, 그것은 어쩌면 거창한 것이 아닌 학생들이 이야기했던 일들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너무나 쉬운 일들을 부모님이 하나하나 알려주었듯이 이제는 너무나 쉬운 일들을 우리가 따뜻하게 알려드릴 차례이다.

<이석환 명예기자>

▲ 2022년 한국효문화진흥원 효행상 수상자 황선애
▲ 2022년 한국효문화진흥원 효행상 수상자 황선애

[2022년 한국효문화진흥원 효행상 수상자] 황선애

황선애님은 친정어머니가 협착증으로 수술 받으신 후 병간호를 시작하였습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시자 9개월 동안 간병하고, 집으로 모신 후에도 지속적으로 간호하였습니다. 2022년에 한국효문화진흥원 10월 ‘효의 달’ 에 효행상을 수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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