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녹영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그간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팬더믹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국제 경제질서를 세계화에서 지역주의로,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주의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수출부분에서는 발생한 적신호 속에 위기 극복을 위해서 우리지역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출전략과 지혜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첫 번째,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2022년에 단일 시장으로만 수출하는 중소벤처기업 비중은 56%로 높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발생시 수출중단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기존 수출국가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한편 중동, 남미 및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개척도 필요하다. 필자가 만난 바닥재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동일 품목의 수출업체가 많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미주, 아시아 시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접근성이 어려운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을 목표로 마케팅을 펼쳤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초석이 되어 이 기업은 연간 500만불 이상 수출하고 있다.

두 번째,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한 관내 가공식품 제조업체는 전시회 참가하기 6개월 전에 챗-GPT를 활용해 현지 식품 유통업체 리스트를 확보하고 링크드인(Linkedin)으로 유통업체 담당자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초청장을 보고 온 바이어는 당장 수출계약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미래 고객으로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언제 시장상황이 변해 주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 기업은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혔다.

세 번째, 목표시장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신규 수출성약을 위해서는 바이어를 1번 이상은 만나게 되는데, 현지 문화, 관습, 상관례 등을 몰라서 실수해 수출계약이 취소되는 등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파란색 펜을 사용한다. 검정색은 복사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붉은색이 행운의 상징이고, 검정색은 불운을 의미한다. 사전에 이런 이해를 통해 포장디자인을 붉은 색으로 했을 때, 바이어는 더 관심을 표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기 속 기업의 수출전략 외에 하나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다. 현장에서는 "해외마케팅은 왕도가 없어 여러 가지 마케팅 방법을 융합해 추진할 수밖에 없지만, 자금, 인력 등 중소벤처기업의 경영 자원은 한정적이다. 수출전략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의 다양한 해외 진출 지원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전환의 시기를 기회의 시기로 바꾸기 위해 현장에서 노력한다. 이런 중소벤처기업들이 변화된 수출환경속에 슬기로움을 발휘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나날이 높여가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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