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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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경남 사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얼토당토않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전진기지이자 과학기술 중심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항우연을 이전해야 하는 어떤 명분도 없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가뜩이나 대전은 우주항공청 유치에 실패한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각에서 항우연을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솔솔 나오고 있어 심정이 불편하다. 항우연 이전작업을 위한 군불 때기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천·남해·하동이 지역구인 무소속 하영제 의원이 "항우연이 우주항공청이 설립될 사천으로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성과를 낼 것 같다"는 주장을 펼쳐 비난을 사고 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심사를 위해 1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다. 이날 조 의원은 이상률 항우연 원장을 상대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설립될 이후에 검토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항우연 사천 이전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고 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지역이기주의에 가깝다. 그런 논리라면 우주항공청이 항우연이 있는 대전으로 와야 한다. 대전은 우주관련 연구기관의 42%, 관련기업의 18%가 위치해 있다. ADD(국방과학연구소), 천문연, ETRI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전이야말로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우주항공청의 입지가 사천으로 결정 나자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이다.

이 원장은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된다고 해서 항우연 전체가 100% 이전을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다시는 항우연 사천 이전이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도록 단호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대응방안을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 대전시와 정치권의 역할이 긴요하다. 미지근한 태도를 보인다면 언제든 사천 이전의 불을 지필 수 있다. 항우연 이전 얘기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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