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가 2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 문항으로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Ⅱ(지구자기요소에 관한 내용)에 관한 문항. 교육부는 벡터 합성, 분해 등 수학 학습 수준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매우 어렵다고 인식되었을 것이며, 이는 학생의 수학 교과의 선택과목 이수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6.26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부가 2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 문항으로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Ⅱ(지구자기요소에 관한 내용)에 관한 문항. 교육부는 벡터 합성, 분해 등 수학 학습 수준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매우 어렵다고 인식되었을 것이며, 이는 학생의 수학 교과의 선택과목 이수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6.26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부가 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 공공 입시상담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교육 경감대책을 내놨다.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편법운영을 단속하고, 이른바 초등 의대 입시반에 대한 실태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만 3∼5세 교육과정(누리과정) 개정을 통해 유·초등 사교육 수요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으로 얼마나 먹혀들지 주목된다.

지난해 지출한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2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치솟는 사교육비에 학부모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5000억원(10.8%) 늘었다.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은 초등학생이 37만2000천원, 중학생 43만8000원, 고등학생은 46만원에 이른다. 지역 간, 계층 간 사교육비 격차는 더 크다. 사교육비는 최근 5년 사이 50% 넘게 급증했다고 한다.

학생 수는 감소 추세인데 사교육비는 오히려 가파른 증가세다. 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을 정도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다. 이에 교육부가 메스를 꺼내들었다. 관심은 수능으로 옮겨간다.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핀셋으로 제거하겠다고 했다. 킬러문항을 염두에 둔 조처다. 킬러문항을 없애면 변별력을 갖추기 힘들 거란 일각의 우려는 일축했다. 적정 난도와 변별력을 갖춘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는 공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공교육이 제대로 돌아가면 굳이 사교육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과도한 입시경쟁도 한 몫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겨냥한 사교육에 내몰린다니 이게 정상인지 묻고 싶다. 교육부는 학생들 누구나 학원 도움 없이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학부모 누구나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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