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4천명 정년 못채우고 퇴직
명예퇴직 교원 6년 만에 3배 증가

교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교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7년 간 충청권 교사 4000명 이상이 62세 정년을 채우지 않고 중간에 교단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심화되는 교권하락과 업무 과중에 향후 명예퇴직 교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충청권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 교원(2월 기준)은 817명으로 6년 만에 약 3배 가 증가했다.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은 명예퇴직일 기준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고 정년퇴직이 1년 이상 남은 경우다.

실제 충청권 명예퇴직 교원 현황을 보면 매년 기하학적으로 수치가 늘고 있다. 2017년 284명, 2018년 390명에서 2019년 62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653명, 2021년 683명, 2022년 793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충청권에서만 총 4240명이 명퇴했는데 해당 통계는 매년 2월 기준치라 8월 수요까지 합치면 실제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명퇴 교원이 매년 최대치 경신하는 이유로는 교육환경이 변화와 추락한 교권 등 다양하다.

실제 최근 스승의날을 맞아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1만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교사들의 사기 저하는 심각했다. 10명 중 7명은 교직 생활이 불만족스럽고, 4명 중 1명은 최근 5년 내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했다.

최근 1년 내 학교를 그만둘까 고민한 응답자도 무려 87%나 됐다. 실제로 중·고교 퇴직 교사의 절반 이상은 명예퇴직자들로 채워졌다. 대부분 표면상의 명퇴 사유로 ‘건강상의 이유’를 기재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그간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교사 업무가 과중됐고, 학생생활 지도가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진 탓에 인생 2막을 빠르게 준비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2015년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되며 퇴직연금 수령 시기가 늦어진 점도 한 몫 한다.

지난해부터 2034년까지 퇴직하는 공무원은 2~3년마다 1세씩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늦춰진다. 퇴직시기가 늦어질수록 연금 수령이 늦춰져 차라리 명예퇴직이 낫다고 판단한 것.

이와 별개로 과거엔 명퇴를 신청해도 관련 예산이 적어 수용 인원이 적었으나 최근 명퇴 수당 규모가 증가해 신청 시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문제는 퇴직 교원 수에 비해 신규로 배치되는 교사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로 정부가 교원 감축 기조를 유지하며 학교 현장의 교원 수급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대전의 한 50대 중학교 교사는 "교사 수는 적지, 업무는 많지 과거엔 원로교사에 대한 업무 우대라도 있었으나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다며 "교권보호도 제도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명예퇴직 대상 교원들이야말로 누구나 가슴 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닐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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