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승의 날]
엔데믹 이후 더 심화된 교권침해
대전·세종 2020년 대비 2배 늘어
교원평가서 직·간접 피해 사례도

충청권 학교 현황.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충청권 학교 현황.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잠시 주춤했던 교권 침해가 엔데믹 이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학교정상화 이후 더욱 심화된 교권침해에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충청권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대면수업이 시작된 가운데 비대면 수업으로 잠시 줄었던 교권침해가 또 다시 활개하기 시작했다.

대면수업이 재개됐지만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은 그간의 학습결손으로 인한 기초학력 부진, 사회성 결여 등 아이들의 학습 및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충청권 대부분의 학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했던 2020년을 제외했을시, 교권침해 건수가 매년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전은 2020년 35건에서 2021년 두 배 가량 뛴 66건, 지난해 70건으로 집계됐다.

충북 역시 원격수업이 한창이었던 2020년은 교권 침해 건수가 32건에서 불과했는데 1년 만에 61건으로 두 배가 늘었고, 그 이듬해인 2022년 역시 두 배 증가한 112건으로 나타났다. 세종 역시 각각 16건, 21건, 4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충남은 2020년 74건, 2021년 158건, 2022년 188건으로 충청권 가운데 교권침해 건수가 가장 많았다. 정상 수업이 가동된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학기가 시작된 지 두 달 반 만에 대전, 세종, 충북지역은 벌써 각각 19건, 4건, 12건의 교권침해가 발생했다. 그간의 현황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모욕·명예훼손’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이어 ‘상해폭행’, ‘성폭력 범죄’ 등 순이었다. 실제 대전은 올해만 중학교에서 두 명의 교사가 성폭력 범죄로 피해를 입었다.

교사를 향한 학생들의 욕설과 폭행, 성희롱 등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 교사는 보상과 보호를 받을 제도적 장치가 매우 미흡한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교육계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오히려 교사들이 2차 피해를 받는 일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세종 교원능력개발 평가 성희롱 사태’다.

지난해 11월 세종의 한 고등학교 여성 교사들이 교원평가 과정에서 재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한 바 있었다. 하지만 사건 이후 세종시교육청 감사실이 피해 교사에게 해당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등에 공론화한 것을 도리어 문제 삼아 사후조치 방식이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은 인근의 대전도 비슷했다. 세종 사건 이후 전교조 대전지부가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 절반 이상이 교원평가로 인한 인격 모독 피해를 여러차례 겪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무고성 아동학대로 인한 시달림, 교권 침해로 인한 자괴감 등 교육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하는 건 선생님과 학생 간의 유대라고 생각한다. 실제 교육현장에선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있다. 학급마다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이렇게 선생님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학생들로 우리 선생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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