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가을 어느 날 필자는 대학의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잠시 딴 짓을 하던 필자를 교수님이 그냥 둘리 없었다. 교수님은 필자의 이름을 불러 질문을 던지셨다. 딴 짓을 하고 있던 필자는 그 질문의 정답을 알리 없었다. 정답을 아는 다른 학생들이 자신들이 대답하겠다며 손을 들었지만 야속한 교수님은 “난 저 학생에게 물어봤으니 저 학생 답변을 먼저 들어 보겠다”고 하셨다. 그 짧은 순간, 교수님이 원망스러웠다. “모를 걸 알면서 왜 대답을 듣겠다고 하시는 거지?”하면서… 필자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창피함에 그 위기... [충청투데이]
2009년 미국에서 도요타 렉서스 차량에 탑승한 일가족이 고속도로에서 의도치 않은 급가속으로 다른 차량을 추돌하고 가드 레일과 부딪힌 후 전복돼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도요타 측에서는 처음에는 결함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2010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도요타 차량 1000만대가 리콜됐다. 렉서스 급발진 사고는 결국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밝혀졌다. 최근 차량의 소프트웨어 관련 리콜은 급증하고 있다. 필자도 차량을 최근에 구매했다. 이전에는 차량 정비를 하러 가면 부품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소프트웨어 업그레... [충청투데이]
ETRI 본원을 떠나 서울센터(판교 소재)에서 일한 지 6년이 돼간다. 비록 전근을 가게 돼 몸은 멀리 있게 됐지만, 필자에게 대전은 늘 고향 같이 푸근하고 그리운 곳이다. 아이들에게도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지난해 여름휴가를 대전에서 보낼 만큼 대전에 대한 필자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러한 애정의 근원에는 대전 ETRI에서 연구를 하며 보냈던 소중한 시간이 자리하고 있다. 전자공학을 공부하던 학창시절, 교수님은 자주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갈 리더 들이다. 각자가 다른 1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어야 한다. ... [충청투데이]
무엇인가 만들기 좋아하던 어린 시절 필자는 ‘왜 누워서 소등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줄을 잡아당겨 켜고 끄는 형광등 줄에 막대를 여러 개 천장과 벽을 따라 연결해 발가락으로 불을 끄고 혼자 만족해하며 잠든 기억이 있다. 이제는 리모컨으로 전등 온오프 조절하는 것을 뛰어 넘어 집 안팎에서 스마트폰 하나로 물건을 제어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의 시도들이 조잡하고 참 어설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만일 필자가 요즘 시대에 같은 생각을 했다면 다른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충청투데이]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다. 필자가 속하고 있는 연구원 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기관들이 인류의 편리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며 각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를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류발전에 기여함이 연구자들의 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최고의 연구는 무엇일까? 다른 연구자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이 과학자 또는 공학자에게 최고 영예로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만한 기술, 즉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정말 편리하다고 느낄 수... [충청투데이]
얼마 전 필자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어플리케이션(앱)들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인**'라는 유명한 사진공유 앱이 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켤 때마다 현재 위치정보를 가져가는 것이었다. '여**'라는 숙박예약 앱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앱들은 어떤가 싶어 사람들이 많이 설치한 앱들을 추가로 살펴보았다. 그런데 대다수의 앱들이 사용자 모르게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웹사이트 가입내역, 통화내역, 캘린더, 카메라/마이크, 저장된 파일, 기타 센서 정보들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앱들이 어떻게 내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되었을까... [충청투데이]
최근 화제의 중심에 필자가 근무 중인 연구원이 포함되어 있어 자랑스럽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빨리빨리' 문화, '냄비' 근성 등으로 쉽게 관심이 꺼질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어준다면 그 무엇보다 가치가 있을 것이다. 연구원에서는 현재, 정보통신기술(ICT)의 미래를 평창에서 보여주기 위해 분주하다. 올림픽은 이제 전 세계 ICT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사라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부상하는 기업이 생긴다. 그래서 ... [충청투데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발전하면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는 한층 더 가까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초연결사회'라는 단어가 조금은 어색할 수 있으나 우리는 이미 '초연결'을 대변하는 많은 기술들을 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으로 집안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라던가 전자태그(RFID)를 이용한 사물통신인 M2M 택배 배송 추적 서비스, 원격지에서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인 커넥티드 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충청투데이]
최근 IT기업들은 소통이 가능한 기계를 개발·출시하는데 힘쓰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의 알렉사나 소프트뱅크의 페퍼와 같이 물리적 실체가 있는 인공지능·로봇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M처럼 가상현실에서만 존재하는 인공지능·로봇이 빠르게 시장에 도입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분야의 기술혁신으로 기계가 인간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한낱 보조 도구에 불과했던 기계가 인간의 일상생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타자(他者)'로서 기능하며 상호공존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사회적 교감을 나누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 [충청투데이]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현재를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기에,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다만, 일상에서 체감하는 빠른 속도의 기술 변화는 우리가 급속한 혁신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음을 공감하게 한다. 분명 우리는 지금 3차와 4차 산업혁명의 경계에서 가까운 미래를 경험하고 있다. 기술적 진보가 거듭될 때마다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이 태어났다. 농업에서 공업으로, 공업에서 정보통신업으로 중심축이 옮겨질 때마다 그 대표 기업은 변경되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8대 기업의 변화를 ... [충청투데이]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꿈꾼다. 또한 편안한 집과 가정을 기대한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게 집이란 곳은 어둡고 적막하고 외로운 곳이며, 이생과의 이별을 하는 순간 홀로 죽어가야 하는 장소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런 '고독사'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성인의 3분의 1 정도가 우울, 불안, 분노 같은 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행복순위는 143개 나라 중 118위일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고독함과 우울함은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 우리... [충청투데이]
최근 가전제품들이 인간의 방식으로 사람과 소통하고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로봇을 다룬 TV 광고들을 보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가 소비자층에도 다가가기 시작하였음을 느낀다. 필자가 속한 ETRI 융합기술상용화실에서는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ETRI 기술연계, 기술적 성능 시험을 위한 테스트베드 환경, 시제품 제작 및 소량 양산,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멘토링 등 유무형의 자원을 기반으로 기업들의 ICT융합기술 상용화 지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중소기업의 ICT 융합기술 상용... [충청투데이]
'싱크홀', 최근 몇 년간 뉴스를 보면 가끔 등장하는 익숙한 용어이다. 도심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땅속에 매설된 상·하수관로의 노후화, 지하수 등의 원인으로 지반 침하가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불시에 땅 꺼짐이 일어나 보행자나 차량 및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UGS융합연구단의 UGS는 Under Ground Safety의 약어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지하 공간의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 앞서 말한 '싱크홀 사전 감지 및 예방'은 대표적으로 보여줄... [충청투데이]
한국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을 고르라면 필자는 단연 '질문'을 고를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본인 또한 질문하기를 어려워한다. 나서기 힘든 성격으로 입을 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좋은 질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노파심에, 혹은 자신의 무지가 드러날까 두려워 질문을 꺼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소 입사 후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원인을 찾았다. 바로 '환경'이었다. 입사 첫 해, 전공과 다른 과제에 소속되어 골머리를 앓던 필자는 딥러닝 개발환경 설치 중 맞닥뜨린 문제로 긴 시간 고민에 빠져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충청투데이]
우리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은 대개 말이 되지 않는다. 꿈 속 이야기는 뇌에 저장된 기억들이 두서없이 연결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어제 낮에 잠깐 스친 생각이 잊은 줄 알았던 오래된 기억과 엮이기도 하고, 요사이 골똘한 고민거리가 자는 동안 창밖으로 들리는 세찬 빗소리와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 깨고 나면 잊어버리는 하찮은 것들이지만 가끔은 중요한 통찰을 가져다 준다. 화학자 멘델레예프는 꿈에서 원자들이 적당하게 배열되는 모습을 본 후 원소주기율표를 만들었고, 비틀즈의 명곡 '예스터데이'의 멜로디는 폴 매카트니의 꿈에서 탄... [충청투데이]
대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도시며,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대덕특구에는 16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하여 공공기관, 교육기관 및 1300여개 기업을 포함해 1400여개의 과학기술 관련 기관이 입주해 있다.과학 영재를 위한 교육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대한민국 과학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과학자를 배출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대전의 초·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청년들이 이러한 과학 교실 프로그램의 혜택을 상당부문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 관련 기관들이 유성구 및 대덕 특구에 몰려... [충청투데이]
뉴욕의 타임스퀘어, 라스베가스의 더스트립, 도쿄의 시부야 그리고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가 유명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거리를 수놓은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옥외광고물법의 이유로 디지털 사이니지를 불법 시설물로 분류해 왔다. 지난해 7월이 돼서야 디지털광고물의 적용을 포함하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발효돼 한국형 타임스퀘어를 꿈꾸며 관련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본 시행령... [충청투데이]
지능 로봇은 자율성(autonomy)을 갖고 사람의 간섭 없이 스스로 판단하며 행동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이미 상용화된 로봇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작업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고루 갖추지 못해 필자가 바라는 지능 로봇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예를 들어 산업 현장에서 다관절 로봇 팔은 물건을 집는 것부터 조립, 용접, 페인팅 등 다양한 작업(task)에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성은 부족하다. 반면 청소 로봇은 실내 공간에서 스스로 주행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는 등 비교적 훌륭한 자율성을 보이지만 청소라는 한 가지 ... [충청투데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ICT 분야에서 ‘생태계’라는 용어의 활용이 늘며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태계는 디바이스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거대해졌고, 지금까지 2개의 큰 생태계가 만들어진 바 있다. 첫 번째 생태계는 가정의 PC에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거대한 ‘웹’ 생태계가 생성됐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연결하는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대됐다. 또 팀 버너스리가 1989년에 고안한 WWW(World Wide Web) 기술이 빠르게 퍼지면서 웹 사이트 수... [충청투데이]
필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으로서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 연구를 하고 있다. 딥러닝 이란 컴퓨터가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정부과제에 선정돼 연구 중이다. 딥러닝 기술은 크게 이미지 처리와 자연어 처리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미지 처리 분야에서 딥러닝 기술은 이미지 인식 관련 국제 대회(ImageNet Challenge)를 통해 기존 25.8%의 인식 에러를 16.4%(알렉스넷, 2012년)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