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시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360명 모여 소나무 2000그루 심어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자부심 가득

▲ 제79회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동림리 산46번지 일원에서 나무심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행사 참여자들이 소나무를 심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나무심기 아주 좋은 날이네요."

햇빛 없는 흐린 날씨인 4일 오전 10시30분경,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동림리 산46번지 일원에 360여명의 시민들과 단체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저마다 장갑과 장화를 착용하고 있었고, 한 손에는 삽을 들고 있었다.

제79회 식목일을 맞이해 나무를 심기 위해서다.

이렇다 할 큰 나무 한 그루 없는 이곳은 휑한 민둥산이다.

전날 비가 온 탓에 땅이 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발이 흙에 푹푹 빠졌지만 주변에선 웃음이 가득했다.

우암동에 산다는 한 시민은 매년 식목일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여해 나무를 심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마른 땅에 나무를 심느라 힘들었는데 올해는 비가 때 맞춰 잘 와서 아주 좋다. 땅이 적절하게 젖어있고 흙도 좋아 이번에는 나무가 잘 자랄 것 같아 다행이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내덕동에 거주한다는 다른 한 시민도 "나무가 잘 적응해서 아프지 않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 심은 소나무에 흙이 잘 덮여졌나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이운순·김순희·정영자 씨 등 강서2동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산이 가파르고 미끄러워서 힘들지만 이 정도는 할만하다"며 "식목일을 맞이해 귀한 나무를 심으니까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김순희 씨는 "농사를 짓고 있어 나무가 잘 심어졌는지 금방 알 수 있다"며 "잘못 심은 나무는 다시 심어주고 있다"고 했다.

허민강 사직1동 바르게살기운동 위원장은 나무를 심으며 "탄소중립시대에 환경을 살릴 수 있도록 해마다 나무 심는 행사에 참여한다"며 "나무를 심는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다"고 했다.

가파른 경사와 미끄러운 곳에선 참여자들이 서로 손을 잡아주며 산을 올랐다. 먼저 나무심기를 끝낸 시민들은 자리를 옮겨 다른 시민들을 도와줬다.

그 중 꽃 그림이 그려진 장화를 착용하고 있던 시민이 눈에 띄었다.

그는 산에 오르기 위해 구입한 장화에 딸이 직접 꽃 그림을 그려줬다면서 활짝 웃었다.

민둥산은 시민들의 발길이 지나가면서 울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녹색삼림 그림으로 채워졌다.

이날 행사는 청주시가 식목일을 기념하고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2㏊의 산림에 소나무 2000그루를 심으며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청주시의 ‘나무심기 행사’로 심은 나무는 총 8000그루에 달한다.

장민우 청주시 산림경영팀 주무관은 "흐린 날씨에도 행사에 참여해주진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나무심기를 통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등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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