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정선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장
세종지역 아동 위한 중고액 후원자 모임
2008년부터 저소득 아동 정기·일시후원
아동이 마음껏 꿈꾸고 자라는 환경 조성
그린리더 후원자 매칭… 아이리더 인재 양성
매년 겨울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진행
아이들과 따뜻한 시간 보내며 선물 전해
건설업 종사하는 운영위원 재능기부로
태풍에 망가진 집 개보수… 뿌듯했던 경험
인구 38만명 세종시 후원자수는 약 800명
마음 전하는 나눔 ‘초록우산’에서 펼치길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경제적 궁핍의 벼락비를 맞으며 자라난 아이들. 꿈의 새싹을 틔울 길이 없었다. 길을 잃은 아이들은 방황의 골목과 마주했다. ‘어른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유로 ‘초록우산’을 펼쳐 들었다. 초록우산 안에서 따스함을 처음 접한 아이들은 다시 꿈의 새싹을 피워 나갔다. 그 새싹은 미래를 밝히는 등불로 커져갔다. 정선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장이 그 등불을 더욱 키우기 위해 기업인을 포함한 지역 사회에 손을 내밀고 있다. 정 회장은 "후원회장의 역할은 기업과 재단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초록우산을 펼쳐 밝은 미래의 길로 안내하는 희망의 걸음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후원회를 소개해 달라.

"2018년 8월 창립된 세종후원회는 세종지역의 아동을 위한 중고액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아동들이 마음껏 꿈꾸고 행복하게 자라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세종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리고 나눔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은 후원회장으로써 기업인들과 어린이재단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기부의 방식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기부 절차 및 세금혜택 등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면서 기업인들이 사회적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세종후원회가 펼치는 다양한 사업이 궁금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는 저소득아동 경제적 지원, 나눔문화 확산, 후원회 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저소득층 아동 경제적 지원을 통해선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저소득 아동을 대상으로 4000만원의 정기·일시후원을 진행했다.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아동 가정을 위한 ‘SOS 폭염탈출 여름나기’, 연말 저소득층 크리스마스 선물 및 난방비 지원을 위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참여, 재능기부 아카데미 아동 골프채 지원 등을 펼쳤다.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은 세종시민과 인재아동이 함께하는 ‘제1회 초록우산 나눔음악회’ 주최를 비롯해, 위기가정 아동의 신속한 지원을 위한 후원자 조직 ‘그린리더클럽’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밖에 아동학대 예방 및 근절을 위한 ‘STOP!아동학대 팝업캠페인’ & ‘Change 915 challenge’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종본부의 사업은.

"‘우리 아이는 우리가’라는 타이틀로 세종에 있는 아이들을 세종 시민이 지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업이나 예체능 분야에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꿈을 펼치기 어려운 아동을 돕는 인재양성사업 ‘초록우산 아이리더’가 대표적이다. 인재아동 ‘아이리더’와 10만원 이상 정기후원에 참여하는 ‘그린리더’ 후원자들을 1대 5로 매칭하여 매월 50만원씩 재능계발비를 지원하고자 한다."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매년 겨울에는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사업으로 세종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난방비와 크리스마스 선물을 지원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겨울철 패딩도 없이 보내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간을 전달하는 취지다. 지난해에는 부강면에 있는 한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세종후원회 운영위원분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진행했다.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만들고, 장기자랑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면.

"인재양성사업 ‘초록우산 아이리더’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유독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학원 한 번 다닌 적 없었지만 충청 지역에 있는 모든 영재교육원에 합격해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했다. 그 아이는 과학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어머니가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아이를 양육하는 어려운 형편 탓에 주말마다 집에 올 차비가 없었다. 또한 과학고에 진학하면 심화학습도 필요한데 가정에서는 아이의 꿈을 충분히 지원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본인이 직접 면접을 보았는데 꿈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인상 깊었다. 지금은 재단의 지원을 통해 AI 융합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멋진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재단을 만난 아이가 더 큰 세상을 꿈꾸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큰 보람이다."

-재능기부를 통한 후원 활동도 있는지.

"2020년 할머니와 낡은 집에 살던 한 중학생이 있었다. 태풍이 불던 어느 여름 학생이 머물고 있는 오래된 집이 부서지고 말았다. 벽엔 곰팡이가 가득하고 주방 배수관은 역류하는 등 열악했던 주거환경이 더 처참하게 망가져 버렸다. 직접 그 집을 방문했는데 정말 안타까웠다. 재단의 지원으로 지붕 공사가 진행됐다. 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세종후원회 운영위원분들이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창문이나 도배, 장판 등 개보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모두가 십시일반 손을 보탠 덕분에 "겨울이 오기 전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할머니께서 감사 인사를 전해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나눔의 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

"2005년 어린이 재단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대전에서 건축 관련 학원을 운영했는데 같은 공간에 어린이재단 사무실이 있었다. 무료로 운영하던 커피 자판기에 ‘100원의 초록 저금통’을 만들었다. 한 달을 모으니 20만원이 됐다. 모아진 금액을 재단에 기부하기 시작하면서 나눔의 첫 걸음을 걷게 됐다. 이처럼 나눔은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사람들은 기부를 가진 자들이 펼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나눔은 작은 마음부터 시작된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전하는 작은 마음은 큰 동력이 될 수 있다. 그 마음을 초록우산 안에서 펼치기를 권한다."

-세종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세종시 인구는 38만명이지만 후원자 수는 8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세종에서 모인 후원금은 물품까지 합산하면 약 5억 2000만원 정도이지만,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15억원이 넘는다. 세종지역본부 직원들이 세종의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자원을 연계한 덕분이다. 우리 지역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세종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지역 아이는 우리가’라는 타이틀로 세종시민들에게 세종 아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고, 아이들을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한다."

정리=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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