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서구 학교 앞 가보니
대로변에 위치한 스쿨존 큰 위험 없지만
바로 옆 골목 스쿨존 표시 없어 개선 필요
불법주정차 심각… 급브레이크 목격도
“아침에도 학생들 위한 배려 있었으면”

▲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등교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아이 등교시킬 때마다 조심하라고 당부는 하는데 아무래도 불안하죠."

지난 13일 오전 8시20분경.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A씨의 한마디다.

현재 어린이보호구역(이하 스쿨존) 적용 범위는 학교 정문을 기준으로 반경 300m로 지정돼 있다.

스쿨존으로 지정되면 교통안전 시설물과 도로부속물을 설치하고 자동차 통행 속도를 30㎞ 이내로 제한하게 된다.

대전의 경우 대덕초등학교 앞에 한해 밤 시간대에만 차량 통행 속도를 기존 30㎞에서 50㎞으로 완화하고 있다.

대로변에 위치한 스쿨존은 안전 시설물과 단속카메라 등이 준수하게 설치돼 있어 어린이들이 다니기에 큰 위험이 없어 보였지만 바로 옆 골목은 사정이 달라 보였다.

학교 옆에 붙어있는 주택가 골목은 별 다른 스쿨존 표시가 있지 않았을 뿐더러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운전자와 어린이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위험이 높아 보였다.

실제 골목에서 대로변으로 나오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을 보지 못해 급격히 브레이크를 잡는 차량도 목격됐다.

A씨는 "하교는 아이 혼자 하는데 오히려 큰길보다 골목길에서 교통사고가 날까 걱정이 된다"며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항상 얘기하지만 친구들과 놀 땐 정신이 없으니 쉽게 되겠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움터 지킴이로 근무하며 아침마다 학생들의 교통지도를 도맡아 하는 서모(75) 씨는 "아침마다 횡단보도 앞에서 아이들의 등교지도를 하는데 스쿨존인데도 정지선을 지키지 않거나 꼬리물기 하는 차량이 허다하다"며 "바쁜 출근길인 건 알지만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운전자가 조금만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쿨존 내에서 정차하고 있던 한 운전자는 신호가 바뀐 후 곧바로 앞차에게 서둘러 가라는 경적을 울려댔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스쿨존 전체를 구간 단속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손녀의 등교길을 함께하던 B씨는 "많은 운전자가 단속카메라만 벗어나면 속도를 올리는데 카메라가 없다고 애들이 없는 건 아니지 않냐"며 "스쿨존 전체를 구간단속으로 변경하면 지금보다 넓은 반경을 서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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