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남 시·군 테마광장 가보니
각 시·군 테마광장 발길 끊겨 방치
다니는 차 적어 신호등 꺼져 있기도
“관리·홍보 전혀 안해… 예산 낭비”

▲ 1충남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부여군 테마광장. 2충남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아산시 테마광장. 사진=김지현 기자
▲ 1충남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부여군 테마광장. 2충남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아산시 테마광장.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시·군 테마광장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왜 조성한 건지 모르겠네요."

24일 오전 11시경 충남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부여군 테마광장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전날부터 내린 눈으로 부여군 테마광장 앞 인도에는 눈이 쌓여 있었는데, 사람이 다녔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테마광장 인근을 다니는 차도 많지 않아 신호등마저 점멸등 상태였다.

2020년 10월 부여군에서 2억원을 들여 테마광장을 조성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아산시 테마광장도 고요함만 맴돌았다.

내포신도시 퍼블릭골프장 예정지 맞은편 도로에 1억 2000만원을 들여 만든 이순신 장군상이 설치돼 있다.

아산시 테마광장 조형물로 만들어진 것인데, 이곳은 유동인구가 없을 뿐 아니라 도로가 아직 개통되지 않아 차도마저 막혀있어 이순신 장군상만 쓸쓸하게 거리를 지키고 있다.

충남도는 내포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충남 대표 도시로의 상징을 위해 부여, 아산과 더불어 충남 15개 시·군을 상징하는 테마광장 15곳을 조성했다.

약 12억원을 들여 테마광장을 조성했지만, 접근성이 낮거나 광장에 대한 부족해 테마광장에 대한 의미 마저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도 테마광장의 접근성이 낮아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포신도시 주민인 70대 박 모씨는 "테마광장이라는 게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 잘 본 적도 없고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며 "각 테마광장을 보러 가고 싶어도 접근성이 좋지 않다 보니 테마광장 조성 의미마저 퇴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곳으로 모으는 방안이 마련되면 테마광장 조성에 대한 의미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테마광장은 주민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내포신도시 LH스타힐스 아파트 인근에 설치된 공주시 테마광장은 설명판이 없어 주민들이 테마광장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내포신도시 주민인 60대 김 모씨는 "(공주시 테마광장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공주시를 상징하는 조형물인지 전혀 몰랐다"며 "조형물에 대한 설명판도 없으니 테마광장인지 아니면 단순 조형물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테마광장이 예산낭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대 박 모씨는 "광장과 조형물만 덩그러니 조성해 놓고 관리나 홍보는 하지 않으니 예산 낭비"라며 "테마광장과 조형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