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다니는 음식점은 맛이 좋아 찾겠지만 손님을 편안하게 하는 구조와 장식에서 단골 방문의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그곳이 음식점이든 커피전문점이든 아니면 박물관이든, 어떤 분위기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게 바로 공간이 주는 힘과 매력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2월 세종시교육청에서는 ‘2022-2023 세종꿈마루 백서 공간, 가치를 담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세종꿈마루는 세종에 있는 학교의 공간혁신 사업 이름이다. ‘꿈마루’라는 말에는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는 넓은 공간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꿈마루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미래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학습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습과 놀이 그리고 휴식의 균형잡힌 삶의 공간으로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번에 나온 백서에는 세종시에 있는 유치원과 초중고의 학교 공간 변화를 담았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용자 참여설계를 반영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 공간을 실제로 사용하는 학생들을 비롯해 교육의 주체가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을 하면서 공간을 바꾸었다. 이 작업은 세종에 있는 건축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진행했다.

예를 들면, 한 유치원 도서관의 경우에는 책을 수납하는 책꽂이가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해 유아들의 활동성을 제약하고 다양한 흥미를 이끌어내기 어려워, 책을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동굴처럼 들어가서 책을 보는 알록달록한 공간을 만들었다. 책과 함께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함께 꾸몄다.

또한 한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학생들이 비는 시간에 자유롭게 토론과 과제를 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형의 복합공간 요구가 있었다. 이에 자유롭게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들었고, 설계와 시공 인테리어 결정도 회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2019년 10개 학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77개 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12개 학교 41실이 예정되어 있다. 공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하면서 비어있는 공간은 배움과 쉼의 공간으로 바뀌었고, 지나다니기만 했던 공간은 머무르는 곳이 되었다. 상상했던 공간이 현실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자 학생들도 생각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학생과 교육주체들이 함께 만들어낸 학교공간 혁신은 ‘참여하는 시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세종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교육과정이었으며, 학생들이 민주주의 시민으로 성장하는 또 다른 교육임을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