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미스테리’ 권총 은행강도 사건 해결
2인조 이승만·이정학 대법서 무기징역 확정
송촌동 택시기사 살인 등은 여전히 ‘안갯속’
대전경찰 “끝까지 수사의 끈 놓지 않을 것”

대전경찰청사. 사진=김성준 기자
대전경찰청사.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사건의 범인들이 최근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가운데 경찰은 남은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전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은 지난해 지역의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 중 하나인 국민은행 강도 살인사건을 발생 21년 만에 해결했다.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이승만(53)과 이정학(51)은 40대 은행 직원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장기미제였던 이 사건은 경찰이 범행 차량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지난해 8월 용의자 2명을 검거하면서 해결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가 지난 14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이들은 범행 22년 만에 죗값을 치르게 됐다.

대전지역에서 오래전 발생했던 몇몇 강력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다.

먼저 2006년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택시기사 A씨는 4월 11일 아침 자신의 택시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아내는 평소 새벽 4~5시경 귀가하던 남편이 귀가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그날 오전 7시 24분경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출동해 택시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의 사인은 과다 출혈이었다. 택시 안에는 혈흔이 낭자해있었다. 부검 결과 A씨의 몸에서 28군데의 상처가 발견됐고, 손과 팔에는 방어흔이 남아 있었다.

A씨는 키 181㎝, 몸무게 87㎏의 건장한 체격이었지만 범인이 마구 휘두른 흉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택시에 현금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해당 범행이 돈을 노린 범행은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998년 발생한 갈마동 여중생 살인사건도 지역 장기미제 사건 중 하나다.

피해자 A양은 8월 21일 갈마동 월평산 아래에서 낙엽에 덮여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의 목에 결박흔이 남아있는 점을 토대로 A양이 목 졸려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A양은 사건이 발생 전날 새벽 교제 중이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대덕구 오정동에서 택시를 타고 갈마동으로 이동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신원 미상의 유전자(DNA)가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밖에 2005년 발생한 갈마동 빌라 살인사건, 2006년 발생한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과 법동 아파트 살인사건 등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지역 강력 사건들이 적지 않다.

이두한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면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장기미제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미제사건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수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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