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산 서령버스㈜ 본사가 어둠에 잠긴 가운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 김덕진 기자
서산 서령버스㈜ 본사가 어둠에 잠긴 가운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 김덕진 기자

충남 서산 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서산시의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인 서령버스는 지난 14일 첫차부터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이에 서산시는 대체 버스 15대를 서산공용버스터미널과 읍·면 소재지 간 무료 운행에 투입하는 등 비상대처에 나섰다. 마을과 읍·면 소재지 간 이동은 무료 택시 50대가 맡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대체 버스 운행정보를 서산시 누리집에서 확인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버스회사 측은 운송 수입금이 압류돼 기름을 확보할 수 없어 시내버스 운행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령버스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와 직원 퇴직금 등 총 1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8일 운송 수입금을 압류 당했다. 버스회사 측은 또 시가 보조금을 부족하게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시내버스 운행 중단의 원인을 시측에 돌리고 있다. 서령버스는 보유 시내버스 52대 중 전기·수소차 13대만 운행하고, 나머지는 운행을 중단했다.

서산시는 시내버스 운행 중단을 명백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자구노력 없이 보조금 탓만 하는 건 시를 사금고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서령버스의 방만한 경영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만큼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벼랑 끝 전술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대응 방안을 천명했다. 다만 업체 측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인다면 운전기사 인건비 등을 위해 지급된 보조금을 일단 버스 유류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서산시청공무원노동조합도 어제 "사회적 책임과 시내버스가 가지는 공익성을 망각한 참혹한 처사"라는 내용의 버스 운행중단 규탄 성명서를 내놨다. 이참에 안정적 버스운행을 위한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버스 운행중단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직장인, 등하교 청소년, 어르신 등 교통약자들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바란다. 언제까지 서민의 발을 묶어놓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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