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10조 달하는 예산 맡길 금고 공모
1금고 농협은행 절대적 평가 받아
지역민, 2금고 선정 결과 ‘관심 집중’
국민은행 ‘수성’·하나은행 ‘탈환’ 격돌

KB국민은행(왼쪽), 하나은행(오른쪽) 
KB국민은행(왼쪽), 하나은행(오른쪽)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한 해 10조원에 달하는 충남도 예산을 맡기 위한 ‘도 금고 쟁탈전’이 본격 시작됐다.

특히 지난 4년 전 금고 선정 과정에서 불과 1.48점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업 ‘자존심’을 걸고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31일 도에 따르면 2024~2027년 도 금고 선정과 관련한 일반 공고 결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접수했다.

도는 오는 20~21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차기 금고를 선정할 예정이다.

평가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27점), 도에 대한 대출·예금금리(20점),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21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협력사업 추진능력(7점) 등이다.

금고지정은 1·2금고 구분 없이 심의 결과에 따라 1순위 금융기관은 일반회계,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2순위 금융기관은 특별회계 8개와 기금 13개를 담당한다.

현재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는 1금고 예산규모는 9조 3317억원, KB국민은행이 맡고 있는 2금고 예산규모는 1조 2906억원(올해 기준)이다.

지역 금융권에선 1금고는 ‘어·일·농’(어차피 1금고는 농협)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1금고를 유지하면서 쌓아온 금고업무관리능력·노하우와 지역 내 압도적인 점포 수(농협은행 63곳, 지역농협 445곳 등 총 508곳, KB국민은행 17곳, 하나은행 27곳)등 도민들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지역내 관심은 2금고를 둘러싼 KB국민은행의 ‘수성’과 하나은행의 ‘탈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4년 전 하나은행을 꺾고 2금고를 차지했다. 이번 수성을 통해 굳히기에 들어가야 하지만 하나은행의 반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지난번에 이어 이번까지 2번 연속으로 2금고를 놓칠 경우 과거 충청은행 시절부터 이어져 온 ‘충청은 하나은행’의 명성은 물론 지역내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약 1조원 규모의 도 살림을 넘어 두 은행의 자존심을 걸고 피 튀기는 혈투를 벌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도 관계자는 "금고 평가 기준에 따라 외부 심사 위원들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를 진행해 도민들에 대한 편의 제공과 도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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