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리 주민들 ‘대규모 개발행위’ 피해 호소
개발업체, 피해방지시설 없이 토목공사 진행
“수차례 민원에도 市 제대로 된 답변조차 없어”

천안 병천면 가전리 주민들이 인근에서 이뤄지는 민간업체의 대규모 개발행위로 인한 토사유출과 침수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주민 김명회 씨 제공.
천안 병천면 가전리 주민들이 인근에서 이뤄지는 민간업체의 대규모 개발행위로 인한 토사유출과 침수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주민 김명회 씨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 병천면 가전리 주민들이 인근에서 이뤄지는 민간업체의 대규모 개발행위로 인한 토사유출과 침수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주민들은 수차례 민원을 넣었음에도 천안시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조속한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11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부경은 천안 동남구 병천면 가전리 일원 15만 1485㎡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부경은 2017년 물놀이 이용시설을 조성하겠다며 허가를 받았으나 좀처럼 사업에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반기 창고시설로 허가 사항을 변경해 지금은 토목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대규모 벌목이 이뤄지면서 현재는 나무 한그루 없는 ‘벌거숭이산’ 형태로 남아있다. 그런데 문제는 개발업체가 토목 공사를 진행하면서 대체 수로 확보 없이 기존의 관습 수로를 없애버렸다는 점에 있다. 절토와 성토를 포함한 부지조성을 하면서 피해 방지 시설을 제대로 안 갖췄고, 주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면 빗물과 토사가 저지대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유지와 농경지를 침범,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달 29일 지역에 1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을 당시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농경지 외에도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까지 피해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개발 현장 아래쪽에는 3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엽종수 이장은 “최근에는 오이농가와 축사에도 토사가 밀려들어 피해를 봤다고 한다”며 “2020년에도 저지대 주택과 창고에 침수 피해가 났으나 아직까지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공사 관련 현황 및 피해 자료 등을 모아 올해 초부터 시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주민 김명회 씨는 “민원을 넣었음에도 정작 시에서는 제대로 된 답변도 하지 않았다”면서 “장마가 본격화하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우리도 업체에 계속 공문을 보냈고 피해방지 시설을 설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업체에서도 장비를 대놓고 비 올 때마다 응급조치는 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 피해가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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