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한국과학재단이 과학계 교류·학술 활동 위해 건립
타 시설 건립 위해 목원대에 매각…최근 민간개발 가능성↑

대덕과학문화센터 본관 모습. 충청투데이 DB.
대덕과학문화센터 본관 모습.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 부지의 민간 개발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그동안 ‘공적 기능’을 기대했던 지역사회 내에선 환영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당초 센터가 공공의 영역에서 설립된 데다가 대덕특구의 관문격인 부지에 위치해 상징성이 크지만 매각을 거듭하며 공공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대전시와 목원대 등에 따르면 대덕과학문화센터는 1993년 한국과학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이 230여억원을 들여 유성구 도룡동 1만 4755㎡ 부지에 건물 연면적 2만 4364㎡로 건립했다. 과학계의 연구 교류와 학술 활동, 문화예술 공연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러나 재단은 준공 이후 호텔롯데에 5년간 임대를 맡겨 ‘대전호텔롯데’로 수탁 경영토록 했고 임대 계약이 한 차례 연장됐다.

이후 1998년 재단에서 분리된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는 롯데의 임대 계약 종료를 앞둔 2003년 초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과학기술 창조의 전당’(현 대전컨벤션센터·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건립하는 데 자금이 모자라고 새로 지으려는 시설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센터는 입찰과정에서 수차례 유찰된 끝에 목원대 학교법인 감리교학원이 268억원에 매입했다.

애당초 공적 기능을 위해 혈세를 들여 건립했다가 또 다른 유사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민간에 자원을 넘긴 셈이다.

다만 감리교학원 역시 매입 이후 공공성을 띈 용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매입 당시 공연장, 국제회의장, 어린이외국어교육센터 등을 계획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2007년부터는 감리교학원까지 매각에 나섰다.

당시 1~3차에 걸쳐 425억~500억을 제시했지만 유찰됐고 2009년에는 산학협력사업과 연계해 학교기업 입주 등을 구상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센터는 10년 넘게 방치됐고 대전시 융합연구혁신센터 조성 등 공적 활용에 대한 논의도 거듭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매각 추진이 반복된 끝에 한국토지신탁의 매매(920억원) 계약 체결을 앞두게 돼 민간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구를 비롯한 지역사회 내에선 방치됐던 센터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과거 센터의 공적 역할에 대한 아쉬움도 지속되고 있다.

김장성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은 “센터의 위치는 대덕특구의 시작점이자 특구가 내려다 보이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독립적으로 개발이 추진되기보다 인근의 방치된 연구단지 공동관리아파트도 개발이 예정된 만큼 이를 연계해 기능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계획을 세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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