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업체 나섰지만 낙찰조건 미충족
목원대, 위원회 통해 재추진 여부 결정
일각선 공공성 갖춘 시설 입주 기대도

대덕과학문화센터 본관 모습. 충청투데이 DB.
대덕과학문화센터 본관 모습.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목원대학교가 10년 넘게 방치된 대덕과학문화센터의 재매각에 나섰지만 첫 입찰 과정에서 유찰됐다.

다수의 업체가 도전했으나 낙찰 조건을 충족한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목원대는 재매각 전담 위원회를 통해 입찰 재추진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14일 목원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감리교학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온라인 공매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대덕과학문화센터 건물과 토지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다.

용도는 상가용·업무용 건물,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됐으며 최저 입찰가는 870억원에서 시작돼 최고가 제한경쟁방식으로 이뤄졌다.

약 2주간의 입찰 결과 다수의 업체가 나섰지만 낙찰 조건 미충족으로 유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목원대는 센터 재매각을 위해 구성한 위원회를 통해 입찰 재추진 여부 등을 다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덕과학문화센터는 1993년 호텔 롯데대덕과 국내외 과학자 교류 공간으로 문을 열었으며 2003년 감리교학원이 교육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268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상업지구로 묶여 교육용도로 활용할 수 없었고, 이후 매각을 추진하다 소유권과 계약을 둘러싼 소송전에 휘말려 10년 넘게 방치됐다. 지역사회에선 사실상 흉물로 방치된 센터와 부지의 활용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센터 인근 유성구 도룡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50대 여성 이 모 씨는 "부동산에는 조예가 없지만 당연히 빨리 다른 시설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워낙 오래 버려진 상태라 어떤 식으로라도 쓰인다면 지금보다 상권도 살아날 수 있고, 주민들 또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센터가 자리한 입지 환경으로 인해 공공성을 갖춘 시설이 들어서길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출범 50주년을 맞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진입로 고지대에 위치한 데다가 과거 과학자들이 모인 장소라 상징성이 있다는 목소리다.

한 특구 관계자는 "과거 호텔이 있을 당시엔 과학자들이 모여 논의의 장이 되기도 했던 곳이라 대덕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며 "과기부나 대전시에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 넘어간다면 그런 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의 경우 과거 센터를 매입해 융합연구혁신센터 건립을 추진하려 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이번 재매각에서도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만큼 쉽게 나설 수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다만 시는 가능하면 센터를 공익적이고 교육적인 시설로 활용할 것을 목원대 측에 요청해온 상태다.

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선 현안사업이 많다 보니 막대한 재원 투입이 어렵다"며 "워낙 규모가 커 시에서 계획을 세우기엔 어려움이 있고 가끔 목원대 측과 얘기하며 공익 측면으로도 좀 활용을 해주길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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