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등과 기자회견 "시당 접수 피해 건수 74건… 대부분 2030세대"
서구 거주 피해자 "대전, 대부분 다가구 해당돼 특별법 적용 거의 없어"

정의당 대전시당이 25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에서 '전세 사기 특별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대전시당이 25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에서 '전세 사기 특별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정의당 대전시당이 25일 전세사기 대전 피해자 일동과 함께 ‘전세사기 특별법’의 실효성 부족을 지적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대전시청북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이성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정의당 당원들과 대전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이 참석했다.

정은희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이달 4일부터 지금까지 시당에 접수된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총 74건, 피해 가구 수는 388가구, 사라진 보증금 추정액만 약 410억원에 이른다"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2030청년 세대였으며 모두 다가구 주택 거주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중에는 장모님이 사실 집을 대신 계약했다가 피해를 당한 사례, 20대부터 모은 전 재산이 날리고 빚더미에 오르게된 사례 등 다양한 피해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별법은 다가구 거주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법안으로 피해자들에게 아무 효력이 없는 법"이라며 "피해자들은 다가구 피해자에 대한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달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한 피해자는 "사기죄로 고소를 했는데 그런 피해자에게 입증할 만한 증거나 녹취가 없냐, 그러면서 무슨 사기를 당했다는 거냐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경찰도 있었다고 한다"며 "그러다보니 고소를 안 하려고 하는 피해자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의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가 다가구에 해당하다보니 특별법에 적용되는 것이 별로 없다"며 "전세로 이사하거나 매매하면 30년 대출을 해준다는 식인데 이미 피해자들이 빚이 산더미인데 다가구는 죽어나가라는 뜻인 건지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는 중앙, 지방정부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요구는 모두 배제됐고 지역적 특성과 유형별 구제 방안도 없다"며 "부실한 특별법은 조속한 후속입법이 이어져야 하며 지방정부는 지방정부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중앙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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