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열 청주시 낭성면 주민복지팀장

"신은 술이 없으면 죽사옵니다" 조선 전기 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든 공신 홍윤성의 말이다.

그는 권세를 이용한 악행을 저질러 세조가 금주령까지 내렸으나 말 한마디로 세조의 금주령을 좌절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그를 가리켜 ‘경음’이라 했을까. ‘경음‘은 ‘고래 경’자에 ‘마실 음’자이니 한마디로 술고래라는 말이다.

지금도 술고래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역사 속의 인물인 홍윤성의 악행과 만행을 문제 삼으려 하는 의도는 아니다.

요즘 신문 지면을 통해 술독에 빠진 공무원에 대한 기사로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충북도 내 한 경찰공무원은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만취 상태로 미성년자 자매를 성추행한 협의로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이렇듯 공무원의 음주로 인한 비위는 계속 늘어나고 음주운전 비위가 터질 때마다 해당 기관은 음주 운전에 대한 예방과 근절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일련의 비위가 증명하듯 내부 단속과 근절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몇 해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던 윤창호 사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윤창호 사건은 군 휴가를 나와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고이다. 이를 계기로 ‘음주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률’인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윤창호법을 통해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50대 치킨 배달원을 치어 사망케 한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 부산 포장마차를 들이받아 12명의 부상자를 낸 ‘부산 서면 음주운전 사건’ 등 음주운전 관련 사건 사고들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료에 보면 음주교통사고 분석결과 하루 평균 50여건이 발생하고 매일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를 보듯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개인과 사회 인식의 변화이다.

‘술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 같은 안일함이 음주운전에 대한 개인의 경각심을 무뎌지고 흐리게 하고 있다.

음주 운전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사회의 절대악이다.

술을 마시기 전, 운전대를 잡기 전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을 한 번씩 떠올려 보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권리를 누군가에 의해, 혹은 나로 인해 한순간에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결국 음주 운전의 끝은 행복이 아닌 새드 엔딩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한 잔쯤이면 괜찮겠지’라며 운전대를 잡으려고 하는 이여, 사고로부터 타인과 나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음주운전 없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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