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의원 기자회견 "이진복 수석과 공천 관한 그 어떤 대화 안 나눠"의혹 부인
민주, 박근혜 전 대통령 거론하며 검찰수사 촉구 "부인한다고 끝날 일 아냐"
[충청투데이 박명규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의 ‘공천관련 녹취파일’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은 진화에 나서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사를 촉구하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태 최고위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을 부른 자신의 음성 녹취 공개에 대해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태 최고위원은 "이진복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 본질은 보좌진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제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음에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최고위원으로서 활동 중심을 윤석열 정부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을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번 ‘녹취’가 공천 개입 의혹으로 비화될 경우 국정 지지율은 물론 총선에도 악재가 될 수 있어 ‘개인 일탈’ 이나 ‘해프닝’으로 진화하려는 모양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가까워도 내가 더 가까울 텐데 단 한 번도 공천 관련 이야기나 부탁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태 의원의 일방적인, 의원실 직원과의 대화를 주축으로 당무 개입·공천 개입을 꺼내기에는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지난 1일 태 최고위원 녹취에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 최고위원과 대화 과정에서 한일관계 옹호발언 등을 요청하며 공천 문제를 언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반면 민주당은 공천에 개입해 실형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검찰수사를 촉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공천, 선거에 개입해서 2년 징역형을 받았다"며 "박 대통령이 2년 징역형을 받을 때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다"며 압수수색과 수사를 촉구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명예 당대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또 ‘패싱 당대표’ 였다"며 "정무수석과 최고위원의 공천거래 대화에서 대통령과 당대표는 패싱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적 없다, 과장이다.’ 입을 맞추며 내빼고 있지만, 하지도 않은 공천 얘기를 의원이 왜 보좌진에게 꺼내겠습니까?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국민의힘 최고위원 중 거짓말 경쟁의 승자가 누구일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의 과거 당무 개입 논란을 볼 때, 이번 공천 개입 의혹은 단순히 부인한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공직선거법과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중대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은 녹취파일까지 나온 마당에 더 이상 수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