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선박해양 분야 유일 정부출연연구소
안정적인 선박 건조 가능한 기틀 마련
빙해수조 등 대규모 연구 시설 확충
세계적 수준 우수 연구 인프라 갖춰
세계변화 맞춰 친환경 기술 개발 노력
전기추진차도선 건조… 시험 운항 중
수소 등 연료 추진 기술 개발도 진행
소형모듈형원자로 적용 선박 연구 시작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1973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조성되면서 대덕연구단지 사서함 1번지로 첫 발을 내디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 대덕특구와 함께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50년, 대한민국 조선해양산업을 이끌다

1970년대 조선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의 조선 강국으로 성장하기까지 KRISO는 선박해양 분야 유일의 정부출연연구소로 선박해양플랜트 분야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을 이끌어 왔다.

196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의 태동과 함께 조선 산업이 시작됐고, 국가 미래 100년을 위한 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초기술 개발이 중요함을 인식해 19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 선박연구소가 대덕특구 연구단지에 자리하게 됐다. 출범 이후 선박 기본설계를 위한 필수 시설인 선형시험수조를 1978년 완공해 선박의 저항추진 성능평가에 관한 활발한 연구를 전개했다.

이러한 선박 연구의 결과로 KRISO는 보다 안정적인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선박 주변에 흐르는 물의 흐름을 컴퓨터로 계산해 예측하는 전산유동해석(CFD)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우리나라 선박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켰다. 선형시험수조를 필두로 해양공학수조, 선박운항시뮬레이터, 대형캐비테이션터널 및 빙해수조 등 대규모 연구 시설을 확충하며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 연구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외국 기술에 의존하던 해양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로 단순 제작에만 머물던 해양구조물 분야 산업계 기술력 부족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해양에너지, 해양장비·시스템, 해양교통 및 안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해 파력, 해수온도차발전, 해저탐사 수중로봇(크랩스터), 위험유해물질(HNS) 사고관리 기술 등 우수한 해양 기술을 개발하며 지난 50년간 대덕연구단지에서 함께 해 왔다. 이제 KRISO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공학 분야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했고 친환경·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 친환경·디지털, 미래 해양 기술로 세계로 나아가다

최근 세계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해양 분야에서도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배출 온실가스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KRISO는 이러한 세계변화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를 이용해 운항하는 ‘전기추진차도선’을 건조하고 본격적인 시험운항에 들어갔다.

이번에 건조한 차도선은 세계 최초 차량형 배터리를 이용한 이동식 전원공급시스템을 사용하는 연안용 차도선으로 순수 전기를 이용해 탄소배출이 없고, 소음과 진동도크게 줄어들어 연안의 대기환경 개선은 물론 이용 승객들의 편의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선박용 배터리 산업과 연안 여객선의 전기추진선화로 신산업 조성과 일자리 공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KRISO는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연료를 사용한 추진 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추진 해상테스트베드’를 건조 중에 있다. 이는 연료별 실증 시험선박 건조에 따른 기간과 비용 등 산업계 부담을 줄이고, 빠른 기술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청정한 무한 에너지라 불리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를 적용한 선박 연구도 시작했다.

◆ 청정 에너지기술 개발 박차

청정 해양에너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과 함께 부유식 해상 풍력 기술 등을 개발해 친환경 해양에너지를 활용한 산업 육성과 해양에너지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해양에너지 발전 기술과 연계해 해수에서 수소를 만드는 해양그린수소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대규모 수소 에너지자급 모델을 확보해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선박에도 인공지능

KRISO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첨단센서 등 ICT 기술을 이용한 해양 디지털 융합 기술 혁신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해양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자율운항선박은 해양 디지털 기술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KRISO는 자율운항선박실증센터를 울산에 구축해 자율운항선박 시험선을 건조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KRISO는 국제 항해가 가능한 중형급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지능형 항해 시스템, 기관자동화 시스템, 성능실증센터, 운용기술 및 표준화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해 자율운항선박의 관제 시스템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도 KRISO는 선박의 핵심 부품과 시스템을 가상세계에 구현시키는 디지털트윈쉽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선박의 설계·생산에서부터 운용 선박의 전체 시스템에 대한 통합 상태 모니터링이 가능해 선박의 전주기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가상 실증 등 KRISO의 다양한 연구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항만의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항만 자동화 및 스마트화를 위한 loT장비 및 통신망 개발도 추진 중이다. 세계 해사 환경은 각국의 기술 개발 경쟁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 기술력으로 승부

KRISO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공공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해 우리나라 선박해양 산업의 발전과 해양의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새로운 해양 기술 개발에 따른 국제 해사 정책과 기준 마련, 기술 표준화를 위해 국제 해사기구, 국제표준화기구 등 국제기구 활동도 활발히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KRISO는 지난 50년의 선박해양공학 연구 역사와 기술개발 성과를 밑거름으로 국민의 안전 과 행복에 기여하고,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청색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해양 강국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본 기사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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