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슈스 제공
▲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청년의 집은 보통 꿈으로 가득 찬다. 대개 "돈을 많이 벌면 어떤 집에 살아야지"라는 로망이 그 안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어떤 집’이란 크기·위치·모양 등 개인 낭만이 반영된 ‘꿈의 집’이다. 집은 때때로 ‘삶의 지표’가 된다. 사회적 지위가 성장할수록 집도 성장한다. 보통 이러한 사이클을 거친다. 사회 초년생 땐 원룸에서 출발한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투베이나 투룸으로 이사 간다. 그리고 시간·노력이 쌓이거나 결혼을 하면 아파트에 정착한다. 집은 꿈을 품고 꿈은 집을 좇는다.

☞집에 대한 집착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집은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보금자리다. 시끄러운 밖과 달리 집은 안락해야 한다.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곳이기에 집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살지와 어디에 살지는 늘 문제다. 현대인들의 가장 큰 걱정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에서 우린 절망을 보듬고 희망을 키운다. 그렇기에 집은 튼튼해야 한다. 우리가 쓰러져도 받아줄 만큼 끄떡없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집이 청년을 집어삼킨다. 그저 집에 살았을 뿐인데 더 이상 세상에 살 수 없게 됐다. 인천 ‘건축왕’ 전세 사기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건축왕 남 씨는 주택을 지은 뒤 대출·전세보증금을 받아 다른 주택을 또 지었다. 그렇게 보유한 주택만 2700채 이상이다. 남 씨는 조직적으로 사기를 쳤다. 중개업자들과 짜고 세입자들을 안심시켰다. 남 씨가 대출이자·관리비 등을 갚지 못할 처지가 되자 주택은 경매에 넘어갔다. 피해자들은 한순간에 집을 잃었다. 거기에 피 같은 전세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피해자는 700여 명에 달하며 피해액은 500억 원에 달한다.

☞청년 세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등졌다. 모두 건축왕 전세 사기의 피해자들이다. 건축왕의 욕심이 열심히 산 청년들을 궁지로 내몰았다. 건축왕이 아니라 살인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금은 청년들의 전부였다. 거기에 전세 대출금이라는 빚까지 생겼다. 인천뿐만이 아니라 대전에서도 50억 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토록 피해자들은 많은데 국가의 보호 정책은 허술하다. 전세사기 대책이 구제보다 예방에 매몰된 탓이다. ‘최우선변제금’을 받기도 쉽지 않다. 가해자를 향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를 위한 구제책이 필요하다. 더 이상 비극은 없어야 한다. 집이 겁이 돼선 안된다.

김윤주 뉴스플랫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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