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가뭄속 단비에도 산불 진화 도움 못줘… 벚꽃 축제 악영향도
축제 장기간 개최 방안 검토도 "꽃 감상 좋은 2주 정도 계획"

▲ 청풍면사무소에서 촬영한 물태리 면소재지 벚꽃나무. 꽃이 상당 부분 떨어져 있다.사진=이대현 기자
▲ ②청풍면 벚꽃 상황.제천시 제공
▲ ③시가 준비 중인 위로 문구. 제천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하늘도 무심하지…"

전국적으로 내린 봄 가뭄 속 단비에도 제천 지역은 마냥 고맙지만 않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불과 며칠 전 대형 산불 피해를 본 터라 지역에선 "조금 일찍 내렸다면…"하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제천 지역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30~40㎜가량의 단비가 내리면서 지속되던 봄 가뭄이 일부 해소됐다.

하지만 지역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로 상심이 큰 터라 "하늘이 야속하다"는 아쉬움이 더 한 분위기다.

단비가 내리기 불과 6일 전인 지난달 30일 오후 1시경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난 산불은 산림 21㏊를 태우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30분경 진화됐다. 이 불로 축구장 22개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탔다.

벚꽃 축제를 앞둔 제천시와 ‘대목’을 기대했던 청풍면 물태리 주민들도 속상하기는 매한가지다. 벚꽃이 일찍 만개한 데다, 이틀 동안 내린 비로 꽃이 많이 떨어져 ‘엔딩벚꽃’이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매년 만개 시기에 딱 맞춰 축제를 잡기 힘들다보니 오죽하면 복채 예산이라도 세워서 무속인한테 좋은 날을 점지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농담이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시는 축제 기간 깜짝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만개한 꽃을 기대하고 제천을 찾은 방문객들의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자는 취지에서다.

만개한 벚꽃을 실사로 찍은 대형 출력물을 곳곳에 세워 ‘포토존’을 만들고, 물태리 면 소재지와 벚꽃 길 곳곳에 드라마 ‘더 글로리’ 여주인공의 명대사를 패러디 한 ‘위트 있는 위로 문구’를 내걸기로 했다.

축제 기간을 아예 2주 정도 넉넉하게 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선희 문화예술과장은 "예측이 빗나갈 경우 올해처럼 벚꽃 없는 벚꽃 축제를 치러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며 "꽃을 감상하기 좋은 시기에 2주 정도의 축제 주간을 정해 치러 볼 계획"이라며 "공연 등 이벤트와 먹거리 운영 등 세부 사항은 문화재단과 축제추진위원회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27회 ‘제천 청풍호 벚꽃축제’는 오는 7~9일 사흘간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일원에서 열린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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