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프로시대 본격 도래… 청주 70년대 인프라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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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현 구장 보수 한계

下. 현 구장 보수 한계
전국체전 개최때마다 인프라 개선 기회 번번이 놓쳐
종합스포츠타운 막대한 예산 소요… ‘미니타운’ 대안

사진 = 청주종합운동장. 다음카카오맵 캡처
사진 = 청주종합운동장. 다음카카오맵 캡처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의 스포츠 인프라가 이렇게까지 낙후된 것은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대회는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있다. 전국체전은 1970년 후반부터 지금과 같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별 순환개최 체제가 확립됐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전국체전은 개최 시·도의 스포츠 인프라를 개선하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특히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스포츠 인프라를 발전시킨 특·광역시와 달리 도(道) 산하 도시들은 전국체전을 통해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하며 스포츠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청주도 기회가 있었다. 2000년대 이후 충북에서는 두 번의 전국체전이 개최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도에서 개최된 전국체전의 주개최지는 대부분 그 도의 제1도시, 혹은 도청 소재지였다. 이를 통해 그 도시의 종합운동장 신축이 이뤄졌다. 충북도 2004년 청주를 주개최지로 전국체전을 치렀다. 하지만 청주종합운동장은 보수공사만 이뤄졌고, 서원구 사직동에 위치한 충북스포츠센터만 신축됐다. 당시에는 ‘경제체전’을 이뤄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청주의 스포츠 인프라를 개선할 기회는 사라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도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전은 제2도시가 주개최지가 됐다. 그러면서 다양한 도시들의 스포츠 인프라가 갖춰지게 됐다. 청주가 청주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도시보다 스포츠 인프라가 뒤쳐지게 된 이유다. 2017년 충북에서 다시 제98회 전국체전이 열렸다. 충북 내에서는 청주와 충주가 주개최지를 놓고 경합을 벌였지만 여러 이유로 충주가 주개최지가 됐다. 충주시는 종합운동장을 신축했고, 청주는 또 기회를 놓쳤다.

현재 청주시의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은 오창 네오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에 설치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은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도 주주로 참여한다. 청주시는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배당이익과 참여이익으로 34만 4957㎡의 체육시설용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산업단지의 준공 목표 시기는 2035년이다. 산업단지 특성상 준공 시기는 얼마든지 늦어질 수 있다. 산업단지 준공과 별개로 종합운동장, 수영장, 야구장 등의 건립기간을 생각하면 2040년 이후에나 사용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1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사업비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때문에 한 번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종합스포츠타운 대신 체육시설 분산 건립이 대안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통여건이 좋은 부지에 야구장 혹은 축구전용구장 등의 중심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생활체육시설을 더해 개별적인 미니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안이다. 이를 통해 균형발전과 함께 시민들의 체육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또 순차적 사업 진행을 통해 사업비를 분산투자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박종진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집적화 된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한다면 더욱 편리하고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지자체의 예산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며 "청주시민도 도시규모에 걸 맞는 체육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분산 건립을 통해 체육시설 개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고 조언했다. <끝>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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